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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親李의 공천학살에
朴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아”

2016년 비박(비박근혜)계에 대한 공천 학살·보복 공천은 정확히 8년 전인 2008년 당시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 열린 총선 공천에서 친박(친박근혜)계에 대한 학살과 가해자·피해자만 바뀌었을 뿐 흡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계속되는 공천 학살의 반복 속에 정치 개혁 차원에서 전략 공천을 없애기로 한 데다 전면적인 상향식 공천을 도입하기로 한 상황에서 벌어진 2016년 비박계·유승민계에 대한 공천 학살이 더 충격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8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발언 뒤 친박계가 대거 친박연대·친박무소속연대로 살아 돌아왔던 결말이 재연될지는 미지수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득의양양한 친이(친이명박)계는 ‘영남 40% 물갈이론’을 내세우며 연일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새누리당 텃밭의 의원들의 물갈이 필요성을 내세운 것과 흡사한 논리였다. 박 대통령은 당시 “정당개혁과 정치 발전의 핵심은 투명한 공천”이라고 반발했다. 친박계는 상향식 공천이 바른 정치 개혁 방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2라운드는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문제였다. 영남 40% 물갈이론을 주장한 이방호 당시 사무총장의 공심위 참여에 친박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당시 친박계는 이 총장이 참여한다면 친박계에서도 유승민 의원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만큼 유 의원은 친박계 핵심이었다. 친박계는 당시 공천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탈당까지 검토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렸지만 결국 박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갖고 공심위원 추천안을 원안대로 받아들였다. 얼마 전 이 위원장의 선임을 두고 친박·비박계가 벌인 갈등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이어 친이·친박계는 당헌·당규의 해석 문제를 두고 다시 한 번 충돌했다. 향후 친이계는 당헌·당규상 부적격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김무성·서청원 의원을 잘라냈다. 8년 뒤 우선추천 지역과 단수 공천의 해석을 두고 벌인 공방과 맞닿은 부분이다.

결국 친박계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대변인을 지낸 한선교 의원부터 탈락하더니 영남권에서 김무성·김재원 의원 등 친박계 의원 10명이 대거 탈락하는 공천 대학살이 벌어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