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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시인 중 손에 꼽히는 시인이다. 거짓과 억압을 배격하고 자유를 노래한 시인으로 대중에게 각인돼 있다.

그는 1921년 11월 27일, 서울 종로에서 8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효제초교·선린상고를 졸업한 후 1941년 도쿄상대(東京商大)에 유학했으나 학병 징집을 피해 귀국해 가족들과 함께 만주 지린(吉林)성으로 이주했다. 8·15 해방과 함께 귀국해 연희대 영문과에 편입했으나 중퇴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연극을 했고, 1945년 시 ‘묘정의 노래’를 ‘예술부락’ 제2집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김경린·박인환 등과 함께 합동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내며 모더니스트로서 주목을 끌었다.

6·25전쟁 와중에 의용군에 강제징집돼 두 달 만에 탈출했다. 나중에 서울에서 경찰에 체포돼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1952년 11월 석방됐다. 그는 역사의 질곡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고, 특히 포로수용소의 경험은 ‘자유’에 대해 뼈저린 열망을 갖게 했다. 그 후 서라벌예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에서 시간강사를 지냈으며, 잡지사와 신문사 등에서 일하며 시작(詩作)과 번역에 전념했다.

초기에는 모더니스트로서 현대문명과 도시생활을 비판했으며, 난해한 모더니즘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1959년 출간된 시집 ‘달나라의 장난’은 김수영 생전에 출판된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이다. 제1회 시협상(詩協賞)을 받았다. 4·19혁명을 기점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현실에 대한 자기주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했으며, 그것은 자유와 사랑이었다. 그는 4·19가 군사정권에 의해 좌절되는 것을 보고 깊은 회의에 빠져 자기풍자와 현실비판의 시들을 쏟아냈다. 그는 1968년 교통사고로 48세 그 짧은 생을 마감했다. 김수영 사후 김동리, 박목월 등 한국의 대표적 문인들이 주축이 돼 그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서울 도봉산 기슭에 마지막 작품 시 ‘풀’이 새겨진 시비를 세웠다. 생전에 시작 생활을 했던 서울 도봉구에는 그의 문학관과 묘, 시비가 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