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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뒤에 벽 있으면 발동작 곤란
현대·기아 ‘스마트 트렁크’ 개발

미니 클럽맨, 문 양옆으로 열려
키 누를때마다 한쪽씩 자동오픈

한국지엠 준대형 세단 임팔라
골프백 5개 들어갈 만큼 넉넉

트렁크 늘린 쌍용 ‘티볼리 에어’
2열 접으면 최대 1440ℓ확보

자동차는 탑승자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움직이는 이동 수단인 동시에 물건을 옮기는 운송 수단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화물차는 물론 승용차에도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는데 다름 아닌 ‘트렁크(trunk)’다.

이미지 크게보기 임팔라

트렁크는 여행을 갈 때는 물건이나 짐을 싣는 장소이고 일상생활에서는 우산이나 비상용품 등을 넣어두는 유용한 공간이다. 특히 최근에는 레저활동을 비롯한 아웃도어 활동이 늘면서 부피 큰 각종 레저용품을 실어 나를 수 있는 트렁크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이전 모델 또는 경쟁 모델에 비해 트렁크 공간이 얼마나 넓고 이용이 편리한지 빠짐없이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트렁크 공간을 중시하면서 과거에는 차량 개발이 어느 정도 완료된 후 부차적으로 정해지던 트렁크가 최근에는 차량 기획 단계나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크기나 활용 방안, 미관 등이 정해지는 중요 요소로 자리 잡을 정도다. 이와 함께 차량 콘셉트나 성능 등을 감안해 트렁크 크기나 내부 공간을 최적화하고 보다 손쉽게 트렁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트렁크를 손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먼저 고안된 방식은 다름 아닌 ‘파워 테일게이트’다. 버튼만 누르면 전자동으로 트렁크문이 올라가 고정되는 만큼 힘들이지 않고 손쉽게 짐을 싣거나 내릴 수 있다. 짐을 꺼낸 후에도 사람 눈높이와 비슷한 위치에 달린 버튼을 눌러주면 트렁크가 저절로 닫힌다. 힘줘 트렁크를 닫지 않아도 트렁크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파워 테일게이트의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트렁크문을 열 때는 스마트키에 달린 버튼을 눌러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키를 살펴보면 차 문을 열고 닫는 자물쇠 그림의 버튼 밑에 파워 테일게이트를 작동하는 버튼이 있다. 일반 트렁크와 달리 트렁크 문이 양옆으로 열리는 미니 클럽맨의 경우 스마트키 버튼을 한번 누르면 오른쪽 트렁크문이, 한 번 더 누르면 왼쪽 문이 열리기도 한다.

양손에 짐을 든 채 트렁크를 이용하는 경우를 감안해 최근 출시되는 고급차의 경우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자동으로 트렁크 문을 열 수 있는 ‘킥센서’ 기술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킥센서 기술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핸즈프리 액세스’, BMW ‘컴포트 액세스’, 폭스바겐 ‘이지 오픈’, 포드 ‘핸즈프리 리프트게이트’ 등으로 브랜드마다 부르는 명칭은 다르지만 적용 원리는 엇비슷하다.

운전자가 키를 소지한 채 차량 후방 범퍼 아랫부분에 발을 갖다 대거나 흔들면 동작 인식 센서가 이를 인식해 문이 열리도록 한다. 트렁크가 열린 상태에서는 동일하게 발을 갖다 대거나 흔들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최근 출시된 렉서스 RX의 경우 주로 범퍼 아래에서 발을 움직이는 것과 달리 트렁크에 부착된 엠블럼 근처에 손이나 팔꿈치 등을 갖다 대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는 ‘파워리스 백도어’ 기능을 브랜드 최초로 채택했다. 기존 킥센서 기능을 장착한 일부 차량들이 오작동 등으로 잘못 열리는 경우가 있어 센서를 엠블럼 쪽에 장착했다는 설명이다.

아예 별다른 동작 없이 스마트키를 지닌 상태에서 짐을 들고 서 있기만 해도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리는 기술도 등장했다. 현대·기아차에 적용된 ‘스마트 트렁크’는 키를 소지한 채 트렁크에 접근해 3초간 서 있으면 차가 이를 인식해 트렁크 문이 열린다. 차 뒷면이 벽에 바짝 붙어 있거나 다른 주차 차량 등 장애물이 있어 운전자가 범퍼 아래에서 발동작을 하기 어려워도 트렁크 문을 열 수 있어 기존 킥센서 기술보다 개선된 기술로 꼽힌다. 현대·기아차는 제네시스, 쏘나타 등 양산차에 스마트 트렁크 기술을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 차량이 널찍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한 탓에 무리한 확대 경쟁은 줄었지만 경쟁 모델에 비해 큰 트렁크는 여전히 주요한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8일 기존 티볼리의 차체에 트렁크 공간을 늘린 ‘티볼리 에어’를 출시했다. 티볼리 에어는 720ℓ의 트렁크 공간에 더해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440ℓ까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출시한 임팔라 역시 준대형 세단 중 최대크기인 535ℓ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해 골프백 5개가 너끈히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