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등에 수출가 일제히 낮춰
이란 겨냥…‘감산’무산될듯

모건스탠리 등 유가전망 하향
올해 내내 저유가 지속될 듯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 수출되는 원유 가격을 일제히 낮췄다. 사우디가 점유율 유지 전략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아시아로 수출되는 경질유의 3월 가격을 배럴당 20센트 낮췄다고 전했다. 이는 지역 기준 가격보다 배럴당 1달러 이상 싼 것이다. 아람코는 아시아 수출 초경질유와 슈퍼경질유 가격을 각각 배럴당 40센트와 1달러 60센트 인하했다.

아람코는 지중해 수출 가격의 경우 경질유는 배럴당 30센트, 초경질유는 75센트 낮췄고, 북유럽 경질유와 초경질유 수출가격도 배럴당 각각 10센트와 30센트 인하했다. 미국 수출 가격의 경우 경질유는 변동이 없었으나 초경질유는 배럴당 20센트 낮아졌다.

WSJ는 사우디가 일부 산유국이 제기한 감산 제의를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증산과 가격 인하에 나선 이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사우디가 각 지역 수출 원유 가격을 일제히 인하함에 따라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일부 산유국이 추진 중인 감산 논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저유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날 발표한 분기 유가 전망에서 브렌트유 올해 4분기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59달러)보다 51%나 내린 배럴당 29달러로 수정했다. 1분기와 2분기, 3분기 전망치도 각각 31달러와 30달러, 30달러로 낮췄다. 로버트 카플란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장은 국제 원유 시장 수요·공급 균형이 ‘내년 초나 중반이 돼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