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기독교교회協
구체적 지침서도 배포 방침
사실상 ‘낙선운동 전개’ 논란

보수성향 기독교공공정책協
동성애 차별금지법 찬성 등
‘反기독교적’ 후보 반대 논의

4·13총선을 앞두고 국내에서 가장 신도 수가 많은 개신교의 교단 연합체들이 잇따라 총선개입을 계획하고 나서 주목된다. 개신교의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이들 단체들은 정권심판론을 부각하거나 후보 선택의 지침서를 만드는 등 사실상 특정 성향의 총선후보에 대한 낙선운동 성격까지 띠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진보 성향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일 “지난 1월 28∼29일 충북 충주에서 개최한 사회선교정책협의회에서 ‘기독인 선거대책 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CCK는 “민주화와 인권, 상생과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당면하고 시급한 과제는 총선과 대선,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통해 변화를 이루어 내는 일”이라며 “2016 총선, 2017 대선과 2018 지자체 선거를 함께 연결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책기구 조직을 제안하며 △정치권에 대한 불신조장으로 생긴 정치 무관심을 경계하고 실정을 거듭하고 있는 정권에 대한 심판론을 부각시킨다 △역사왜곡과 과거사 미화에 대해 반대하며 시민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다는 등 특정한 정치성향을 갖는 내용을 담았다.

NCCK 소속 위원회와 개신교 단체들은 오는 18일 첫 모임을 열고 선거대책기구 조직과 운영 방안을 논의한다. 이들은 “성서적 가치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고 선거에 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서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특정 성향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보수 성향의 연합체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중심이 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는 지난 1월 20일 모임을 열고 총선에 맞춰 기독교공공정책을 제안하기로 했다. 이 정책에는 △이슬람 대책 △한국교과서 기독교 기술 △동성애 확산 대책 △북한 인권법 제정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정책에 반대하는 후보는 가려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한교연 관계자는 “2일 실무자 회의를 열어 동성애 차별금지법에 찬성하거나 반기독교적 정서를 가진 후보자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포함한 총선 대응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