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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영양이 그대로 농축
비타민A, 세포재생 촉진
감기에 좋고 야맹증 예방
건조 과정 비타민D 듬뿍
칼륨 풍부 … 혈관 깨끗이

호박고지는 호박을 얇게 썰어서 말린 것으로 보통 물에 불려 나물로 쓴다. 호박고지는 호박오가리로도 불리는데 ‘오가리’는 ‘오글다, 오그라지다’와 관련된 낱말로 말린 호박의 모습에서 나온 단어다. 호박고지는 호박을 생으로 말려서 만들기 때문에 호박의 영양성분이 농축된 상태로 들어 있다. 호박고지에서 특히 주목할 성분은 비타민A로 체내에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이다.

비타민A는 우리 신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 중에서도 점막세포의 생성을 돕는 성분이다. 비타민A가 구강, 기도, 위, 장의 점막을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점막 세포 재생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A가 부족해 점막 생성이 원활하지 못하면 잦은 기침이 나게 된다. 또 바이러스 등 외부 질환 균이 체내 침입할 때 우리 몸의 일차 방어선이 기관지 점막의 상피세포인 만큼 목감기 예방에 비타민A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성분이다.

비타민A는 또한 세포의 산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눈의 망막에 있는 로돕신(rhodopsin)의 생산을 도와 야맹증을 예방해준다. 야맹증에 좋은 식품으로 당근을 추천하는 것도 당근에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비타민D 역시 호박고지에서 눈여겨볼 성분이다. 모든 동식물은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D를 합성해낸다. 호박고지 역시 건조되는 과정에서 비타민D를 많이 만들어낸다. 비타민D는 골격 성장 및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칼슘의 체내 흡수와 골다공증의 예방·치료를 돕는다. 인체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아무리 칼슘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멸치를 많이 먹어도 ‘말짱 도루묵’이 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다. 비타민D는 혈액 속을 떠돌다가 소장에 작용해 음식으로부터의 칼슘 흡수를 촉진한다.

최근에는 목감기 등 면역성 질환과 관련된 비타민D의 효능에 관해서도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외국에서의 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질환도 예방해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비타민D가 신체의 초기 면역계를 자극하고, 염증반응을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또 세계적인 비타민D 권위자로 미 보스턴대 교수인 마이클 홀릭 박사는 최근 발간한 저서 ‘건강 솔루션 비타민D’(푸른솔)에서 비타민D가 골다공증은 물론, 심장질환, 암, 자가면역질환, 우울증, 불면증, 관절염, 당뇨병, 만성통증, 건선, 섬유근육통, 기타 만성질환 등을 예방하고 치료해 준다고 주장,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호박고지에는 칼슘과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도 농축된 상태로 들어있다. 특히 칼륨의 경우 100g당 무려 3105㎎이 들어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안한 칼륨의 한국인 하루 충분 섭취량(4.7g)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다.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해 고혈압을 예방해줄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해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므로 동맥경화, 뇌졸중에 좋다.

그 외에도 호박고지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도 도움이 되고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물론 체중 감량에도 당연히 효과가 있다.

또한 감기를 예방해주고 피부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비타민C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피부노화 방지 성분으로 알려진 콜라겐 생성을 돕는다. 콜라겐은 피부에 탄력을 준다. 또 비타민C는 간의 해독 과정에 유익하다. 특히 해독 1차과정에서 발생한 활성산소가 다시 간에 손상을 입히는 것을 방지해준다. 그래서 비타민C가 부족하면 간의 2차 해독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결국 간이 손상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글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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