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동참 삼성그룹 사장단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 1층 로비에 마련된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 서명운동’ 부스에서 서명을 하고 있다.

LG·현대차 등도 적극 검토

“與·野 타협문화 없는 상황서
기업 서명운동 당연한 권리”

시민단체도 길거리 서명운동

경제단체들이 시작한 경제활성화 법안 입법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이 박근혜 대통령의 참여와 시민단체 등의 동참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노동개혁 법안 등 경제 회복을 위한 관련 법안들 처리에 손을 놓고 있는 이른바 ‘국회 갑질’에 대해 이번 서명운동이 경제계가 저항할 수 있는 ‘자구 수단’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서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이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삼성그룹이 서울 서초사옥에 서명 부스를 설치하고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다른 기업들도 각기 서명 부스를 마련해 동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경제단체들이 진행하고 있는 서명운동도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국민운동본부’ 사무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온라인 서명에 5만 명, 오프라인 서명(서면 서명)에 1만 명 등 총 6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여성 경제단체들과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시민단체들도 길거리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경제계와 시민단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사실상 입법을 포기한 국회의 입법 갑질에 저항하기 위한 ‘절박함’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 위기 국면에서 시급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의 처리가 야당이 제기하는 ‘대기업 특혜’ 프레임에 걸려 멈춰선 상황에 대해 재계는 “대기업 역시 국가 경제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경제 주체”라며 “편협한 ‘반기업 정서’를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여야의 대화는 꽉 막혀 있고 ‘무소불위’의 국회 권력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가 거센 상황”이라면서 “여야 간 타협의 문화가 없는 상황에서 경제계가 서명 운동을 통해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임대환·손우성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