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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에 좌파 · 난민에 극우 힘 받아
국경통제 등 민감현안 유럽 흔들듯

2016년은 경제 둔화와 난민 사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러시아 문제 등으로 인해 유럽 정치의 불안정성이 더욱 높아질 해가 될 전망이다.

31일 이코노미스트와 포천 등 외신은 경제 둔화와 난민 유입 증가가 2016년은 물론 그 이후 유럽 정치 방향까지 가늠할 최대 현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긴축 정책은 급진 좌파가, 난민 유입은 극우파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을 이용해 세력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는 탓이다.

올해 이 문제들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각국 정치적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10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2016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1.7%다. 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5월 말 평균 성장률 전망치 1.9%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경제 성장 둔화와 재정 악화로 남유럽을 중심으로 긴축재정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각국에서 반긴축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그리스 급진좌파 시리자의 집권, 11월 포르투갈 좌파 연합의 우파 연립정부 붕괴, 12월 스페인 급진좌파 포데모스의 약진 등 반긴축 성향이 유럽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다. 특히 스페인 총선에서 1당을 차지한 중도우파 국민당(PP)이 올해 초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할 경우, 반긴축을 내세운 유럽 내 좌파 정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난민 문제는 극우파 득세를 불러오고 있다. 지난해 5월과 10월 폴란드 극우파 법과정의당(PiS)의 양대 선거 승리, 12월 프랑스 극우파 국민전선의 1차 지방선거 돌풍 등이 그 예다. EU는 올해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 수가 최대 300만 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난민 유입에 따른 극우파 득세와 함께 회원국별 난민 할당제나 국경 통제 논란도 올해 유럽 정치를 흔들 것으로 예측된다.

브렉시트 문제도 올해 유럽 정치에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영국은 EU 내에서 자국의 자율성을 높여달라는 입장이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영국은 여름쯤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에 대해 찬성 입장이 다소 높은 상황이다. 올해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영국은 물론 EU 정치와 경제 등에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거진 EU와 러시아의 힘겨루기도 유럽 정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EU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7월 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EU산 식품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도 양측간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EU 내 이견 확대와 러시아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