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코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종목 경기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치러진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국내에선 최초의 썰매 종목 경기장이고 세계적으로도 13번째 올림픽 트랙(폐쇄된 트랙 제외)이 된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지난 17일 기준 61%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쓰일 6개 신설 경기장 평균 공정률이 48%이기에 슬라이딩센터는 순조롭게 건설되고 있는 셈. 1241억 원(국비 931억 원, 지방비 310억 원)이 투입돼 2016년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슬라이딩센터는 2016년 2월 29일부터 3월 8일까지 진행될 국제연맹 사전 승인을 거쳐 2017년 2월 테스트 이벤트인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과 루지 월드컵으로 ‘실전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

슬라이딩센터의 국제 규격은 총주행연장 1200∼1650m, 내리막 구간 1200m 이상이다. 출발 직후 250m 구간에서 시속 80∼100㎞까지 속도가 붙어야 하고, 피니시 지점에서의 속도가 80㎞ 이상 나와야 한다. 선수 보호를 위해 최고 속도는 135㎞ 이하, 최대 허용 원심력 5G(중력가속도의 단위) 이하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커브 구간에서 4G 이상의 원심력이 작용하는 시간이 3초를 넘어서도 안 된다. 트랙의 폭은 1.5m로 정해져 있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의 총주행연장은 1374m다. 코스 전체 길이는 2018년에 맞게 2018m로 맞췄지만, 이는 감속 구간(271m)과 실내 아이스스타트 훈련장 등 부대시설까지 합친 길이다. 주행연장으로 따졌을 때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13개 올림픽 트랙 가운데 8번째로 길다. 내리막 구간은 1224m이고, 첫 250m에서 시속 89㎞까지 올라가고, 최고 속도는 국제 규정의 상한선에 근접한 134㎞까지 나오게 설계됐다. 피니시 지점에서도 106㎞가 나온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과 국제루지연맹에서도 다이내믹한 경기가 펼쳐질 것 같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트랙에는 16개의 커브가 만들어진다. 커브 개수로는 캐나다 휘슬러 트랙 등과 함께 5번째로 많다.

하지만 거액의 예산이 들어간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느냐는 과제로 남아 있다. 강원도에서는 한국체대에 관리를 위탁, 국가대표와 유소년 선수를 양성하는 훈련장으로 쓰기로 했다. 국제 대회와 외국 팀의 전지훈련도 유치하고, 여름철에는 알펜시아리조트, 대관령목장과 연계해 전망대 등을 관광시설로도 활용한다는 구상. 그러나 슬라이딩센터는 유지비용 대비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1924년 제1회 샤모니동계올림픽부터 2014년 22회 소치동계올림픽까지 건립됐던 썰매 종목 올림픽 트랙은 모두 18개지만, 현재 운영되는 것은 12개뿐이다. 프랑스 샤모니와 그레노블, 이탈리아 토리노와 코르티나담페초, 일본 삿포로(札幌),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등 6개 트랙은 관리비 부담과 미미한 사후 활용으로 폐쇄됐다. 1960년 스쿼밸리동계올림픽 때는 개최지에서 경기장 건설비가 많이 든다고 거부해 봅슬레이 종목이 빠진 적도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슬라이딩센터 유지비는 연간 300만∼500만 달러(약 35억5400만∼59억2300만 원)나 든다. 2014년 말 IOC에서 조직위에 해외의 기존 슬라이딩센터를 활용하라며 분산 개최를 제의했던 이유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