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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근 한양대 로스쿨 교수

“특별법이라는 이름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임시법 혹은 예외법이라는 명칭이 적합하죠.” 오영근(사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특별법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형사법학회 회장과 양형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기도 한 오 교수는 형사법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오 교수는 1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특별법은 법리적으로는 임시적, 예외적인 경우에 적용되는 법률이라는 의미인데 일반 사회적으로는 명칭 때문인지 뭔가 긍정적이고 좋은 느낌을 주고 있다”며 “현재 특별법은 임시적이나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게 아니라 수십 년간 통상적으로 적용되며 법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범죄가 기존의 형법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데도 특별법이 난립해 법 체계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특별법에 대해 ‘합리적 분석을 도외시한 전시 행정과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교수는 “특별법은 기본적으로 형량을 가중하기 위해 마련한 것인데, 중한 형벌이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은 전근대적인 발상이며 포퓰리즘적 입법일 뿐”이라며 “범죄가 발생하면 원인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하고, 왜 해당 범죄가 지속해서 발생하는지 따져봐야 하는데 우리 국회는 가장 쉬운 방법인 ‘특별법 입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존 형법으로도 특별법에 준하는 중한 양형 선고가 가능하다. 오 교수는 “강도죄의 경우 징역 30년까지 선고 가능하며, 상해가 더해질 경우에는 무기징역까지도 형법상 선고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상습 강도상해와 법정 최고형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 교수는 특별법을 계속 만드는 것보다 형법을 보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사회가 변하면서 기존 형법으로는 다스릴 수 없는 범죄들도 발생한다”며 “예를 들어 성범죄와 관련한 특별법 중에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죄, 카메라를 사용한 범죄 등 새로운 양상의 범죄를 단죄할 수 있는 조항이 있어 현대 사회에 필요한 법조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이런 특별법 조항은 빈번하게 적용되고 있는 만큼 형법에 편입해서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학계에서도 특별법을 따로 연구하는 학자가 없고, 학생들에게 가르치지도 않는다”며 “뚜렷한 법리적 검토 없이 생겨나는 경우가 많아서 법조인들조차 어떤 범죄 혐의를 적용해야 할지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