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곳도 타격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 중인 반도체단지 부지 전경. 이곳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돼온 북당진변환소 건설이 당진시의 허가 신청 반려로 차질을 빚을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당진市 건축허가 억지 거부
국민에 부담전가 단절 의지

당진 “평택, 全구간 지중화
형평성에 문제 있어” 주장

한전 “단위면적당 송전탑
평택, 당진보다 많아” 반박
정부 “땅문제가 반려 속내”

정부와 한국전력이 북당진변환소 건설 허가를 ‘거부’하고 있는 충남 당진시에 대해 행정소송과 1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력대응에 나선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입지 다지기에 활용하려는 의도에 대해 전력사업의 손실이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을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14일 한전은 당진시의 건축허가 반려로 사업 착수가 장기 지연되고 있는 북당진변환소 건립과 관련해 지난 11월 27일에 건축허가를 반려한 당사자인 당진시장, 당진시 부시장, 국장, 과장, 팀장 등 관련 공무원들에게 건축허가 반환 처분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을 광주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마을 주민과의 합의와 법적 요건을 완비하고도 계획된 2018년 6월 적기준공이 지연될 경우, 막대한 투자비(약 4200억 원)를 들여 설치한 전력설비를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발전단가가 높은 발전기의 추가 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인 발전제약 비용이 연간 최소 약 300억 원에 이른다. 또 착공지연에 따른 시공사의 손해액(124억 원)과 사업지연에 따른 선투자 비용(157억 원), 그리고 준공설비 미가동으로 인한 감가상각 손실비용(629억 원) 등 연간 약 1210억 원이 예상 피해규모다. 여기에 당진시(70억 원), 태안군(30억 원), 충청남도(30억 원) 등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금’ ‘지역자원 시설세’ 등의 수입 감소도 예상된다. 이 같은 손해는 전력사업이 국가기간사업이라는 특성상 궁극적으로는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남을 수밖에 없다. 특히 북당진변환소는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에 전력 공급을 하기 위한 국가 기반 시설이기도 하다. 삼성반도체 공장은 1단계 투자비만 15조6000억 원에 이르고, 15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에 대해 당진시는 건축허가를 거부하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평택지역으로 나가는 송전선로 전체 지중화와 관련해 당진시와 형평성 문제, 또 그동안 설치된 철탑은 500여 기로 전국에서 철탑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전 측은 “모든 지역의 송전선로에 대해 가공을 원칙으로 하되 도심지 등 송전탑 설치가 곤란한 경우에는 지중선로를 적용한다”며 “평택시의 단위면적당 송전탑 수는 당진시의 약 1.4배에 해당하는 만큼 ‘평택은 전 구간 지중화’라는 주장은 틀렸다”고 밝혔다. 철탑수 기준으로 당진시는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 중 15번째 수준(한전 소유·운영 철탑 기준)이며, 지자체 면적을 고려한 철탑밀집도를 기준으로 하면 60번째에 해당해 당진시가 ‘철탑공화국’이라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한전 측은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당진시의 건축허가 반려 이면에는 두 지자체 간 땅 문제가 있다는 게 정부 측의 시각이다. 지난 4월 행정자치부 산하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평택·진항 매립지의 약 70%를 평택시 관할로 결정하자 당진시가 반발한 것이다. 당진시는 평택에 땅을 빼앗겼으니, 삼성반도체공장 등 평택으로 수송되는 전력설비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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