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3개씩 주고받기 합의
野, 추가 연계 요구로 ‘난항’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대형 마트의 ‘원 플러스 원(1+1)’ 기획상품인가.”

여야가 우여곡절 끝에 30일 오후 한·중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하면서 FTA와 전혀 무관한 법안들을 ‘패키지 딜’ 형태로 협상 테이블에 무차별적으로 올려놓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 여야의 원내 수석부대표는 전날 심야 회동을 통해 오후 본회의에서 앞서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한 법률안들을 포함해 한·중 FTA 비준동의안,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대리점거래공정화법, 모자보건법, 전공의 특별법 등을 처리키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추가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중소기업보호특별법) 등을 추가로 포함할 것을 요구하면서 전날 합의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은 물론, 여야가 이날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제외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추가 회동을 통해 앞서 합의된 5개 법안과 중소기업보호특별법은 물론, 앞서 논의에서 배제키로 한 고용촉진증진법, 사회적경제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임대차보호법 등까지 포함해 주요 쟁점 법안들을 테이블에 다시 올리기로 했다.

오후 회동에서 극적인 상황 변화가 없는 한 경제살리기 법안 등은 12월 1, 2일 본회의 처리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미 처리키로 합의했던 한·중 FTA 비준동의안,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은 여당이 장기간 추진해온 경제 활성화 법안인 반면, 대리점거래공정화법, 모자보건법, 전공의 특별법은 이번에 야당에서 밀어붙인 법안이다. 결국 여야가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핑계 삼아 각자가 주장해온 쟁점 법안을 3개씩 주고받은 것이었다. 당초 새누리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발전기본법도 이번에 처리하려 했지만, 새정치연합이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연계하고 나서자 일단 보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