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한·미갈등 부각 보도
“T-50수출 움직임 美서 제동
KF-X도 기술유출 우려 겹쳐”

한국의 무기 수출이 최근 10년간 급성장함에 따라 관련 기술을 이전한 미국 측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일본도 최근 방위장비청을 신설하고 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무기 수출 확대에 대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액은 지난 2013년 기준 34억 달러(약 3조9000억 원)로 10년 전에 비해 12.8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상대국도 미국과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 등 약 80여 곳에 이른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은 이명박정부 때부터 수출선 개척에 힘을 쏟아 왔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회담을 할 때마다 방위산업 협력을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공군훈련기 T-50, 소형잠수함 수출 등을 거론하고 사거리 40㎞를 자랑하는 K-9 자주포도 일본과 미국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고품질의 무기 수출 확대가 미국과의 마찰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T-50 훈련기를 수출하려는 움직임에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T-50 훈련기 개발에 미국의 기술이 이전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은 구소련 구성원이었던 우즈베크에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또 이 같은 미국의 우려가 한국형 전투기(KF-X·보라매)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KF-X 사업을 위해 기술이전을 요청한 가운데 미국이 다중위상배열(AESA)레이더 등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한 것은 자국의 전략기술이라는 이유 외에도 한국의 무기수출 확대에 따른 타국으로의 핵심기술 유출의 우려도 포함돼 있다는 시각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