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이 옛 통합진보당 소속 비례대표 도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 새누리당이 관련 법안을 보완해 위헌정당 해산 시 비례대표 지방의원들의 의원직도 상실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주지방법원이 옛 통진당 의원직의 퇴직 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은 헌재가 통진당 해산과 함께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취지와 상반된 결과”라며 “판결을 내린 법원은 지방의회 의원직 상실과 관련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는 것인데 법원이 헌재 결정에 반하게 판결하는 것은 관련법을 형식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차이를 두고 법 해석을 할 필요가 있는데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헌재의 결정이 정당하고 법원의 통일된 법 해석이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정책위의장은 “정당 소속 모든 의원들은 정당 해산 시 의원직을 상실하는 명문 규정을 만들어 이 같은 혼란을 막을 필요가 있다”며 법안 개정 의지를 내비쳤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정책위의장의 발언에 새누리당의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이른 시일 내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관련 법안을 검토한 뒤 이 같은 편법 의원직 유지 의도를 막을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개정할 방침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법원 판단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상식적으로 어떤 정당이 위헌으로 해산 결정을 당했는데 그 정당의 추천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들의 직을 유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옛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 6명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관위의 결정과 배치되는 법원의 판결에 일단 말을 아꼈다. 김정곤 선관위 대변인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1심 판결일 뿐 최종심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 특별히 미비점을 보완하거나 법 개정 계획은 없고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