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후반부터 ‘성장’ 우선… 60代는 압도적 ‘성장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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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代 전반까지는‘분배’ 우위

40代 농·림·어업 종사자들은
‘분배보다 성장’ 응답 더 많아
블루칼라 층은 ‘양측 엇비슷’

분배 중시하던 野지지자들도
60代부터는 ‘성장 우선’ 변화

40대는 성장보다 분배를 중요시하고, 50대는 성장에 보다 역점을 두고 있으며, 60대는 성장을 분배보다 우선하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장우선층은 보수층·박근혜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층·새누리당 지지층에서 높았고, 분배우선층은 진보층·국정운영 부정평가층·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문화일보 창간 24주년 ‘40·50·60 세대별 정치의식 조사’(지난 10월 29일 공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대표 최인수)이 24일 심층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처럼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면서, 특히 50대 후반(55∼59세)에서 분배와 성장 평가에서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성장에 무게중심을 두는 경향은 50대 이후의 전반적인 보수화 흐름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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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용적 성장’이 국제사회의 최대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15∼16일, 터키 안탈리아) 주제는 ‘포용적이고 견고한 성장’(Inclusive and Robust Growth)이었으며 아태경제협력체(APEC·18∼19일, 필리핀 마닐라) 정상회의 주제 역시 ‘포용적 성장 및 더 나은 세계 만들기’(Building Inclusive Economies, Building a Better World)였다.

◇40대는 분배, 50대는 성장, 60대는 압도적 성장 우선 = 정책 집행과정에서 성장과 분배는 오랫동안 갈등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으로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사회복지분야 세출이 늘어났고, 보수정권이 출범하면 반대가 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문화일보 ‘40·50·60 세대별 정치의식’ 조사를 보면 40대는 분배(58.5%)가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성장(38.3%)을 더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에서는 답변이 달라진다. 51.4%가 ‘성장이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답했고, 44.0%는 ‘분배가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60대에서는 성장(64.0%)이 분배(28.7%)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비율이 2.2배나 많았다.

김태영 엠브레인 정치사회조사부장은 “40대와 50대는 성장과 분배에 대해 갖고 있는 기준이 확실하게 달랐다”며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성장을 중시하고,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분배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거주지역별로 보면 40대는 분배 우선 응답이 광주·전라(65.5%), 경기·인천(63.0%)에서 높게 나타났다.

50대는 성장 우선 응답이 강원·제주(65.2%), 부산·울산·경남(57.0%)에서 많았다.

60대는 전 지역에서 61.3∼70.6%가 성장에 역점을 둔 가운데 광주·전라의 경우 44.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치적 성향이 보수층인 경우 ‘성장 대 분배’의 응답비율은, 40대는 ‘54.5% 대 41.6%’, 50대는 ‘62.3% 대 34.0%’, 60대는 ‘70.0% 대 23.9%’로 나타났다. 진보층은 ‘성장 대 분배’ 응답 비율이 40대 ‘27.8% 대 69.9%’, 50대가 ‘36.8% 대 59.6%’, 60대가 ‘51.0% 대 44.2%’로 집계됐다.

◇50대 후반에서 분배→성장 이동 확연하게 드러나 = 문화일보 정치의식 조사를 더욱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50대 후반 연령층에서 분배에서 성장 우선으로의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성장 대 분배’ 응답은 40대의 경우 전반(40∼44세) ‘37.5% 대 59.5%’, 후반(45∼49세) ‘39.1% 대 57.6%’ 등으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전반(50∼54세)까지만 해도 성장은 47.8%로 48.6%인 분배를 뛰어넘지 못했다. 하지만 50대 후반에서는 성장이 55.3%로 39.0%인 분배를 무려 16.3%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60대 전반(60∼64세)은 성장이 63.5%로 분배의 29.1%를 두 배 넘게 앞섰고, 60대 후반에서는 각각 64.5%와 28.2%로 그 격차가 벌어졌다.

‘성장 대 분배 우선론’은 직업별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40대 화이트칼라 층은 분배 우선 응답이 69.1%로 성장 우선 29.9%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40대 블루칼라 층은 ‘성장 대 분배’ 응답이 ‘48.8% 대 48.5%’로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했고, 40대 농·림·어업 층은 ‘56.2% 대 43.8%’로 성장우선론이 앞섰다.

50대의 경우 화이트칼라 층에서 45.2%가 성장에, 52.3%가 분배 우선론을 꼽아 50대 평균(51.4% 대 44.0%)보다 상대적으로 분배론에 쏠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0대에서는 대졸 이상 학력 층이 성장 47.7%, 분배 50.5%를 꼽고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이 각각 51.6%, 46.6%로 비교적 분배를 꼽은 응답이 50대 평균보다 높은 사실이 주목된다.

◇새정치연합 지지층 가운데 50·60대 연령층에서 성장 응답 증가 = 40·50·60대의 모든 연령층에서는 지지정당에 따라 성장과 분배의 우선순위가 확실하게 갈렸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40대는 63.1%가 성장 우선을 답했고, 분배 우선을 꼽은 비율은 32.5%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 가운데 50대와 60대의 성장우선론은 각각 65.2%, 71.1%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분배를 선호했다. 이들 지지층 가운데 40대의 성장우선론은 불과 27.2%였고, 분배우선론은 70.2%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의 50대와 60대는 격차가 줄면서 성장 우선 비율이 증가했고, 이는 연령에 따른 보수화 효과로 분석됐다. ‘성장 대 분배’는 50대 ‘33.6% 대 58.8%’, 60대 ‘49.9% 대 45.5%’ 등이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