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이 양육비를 둘러싼 문제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부모 가구 자녀의 양육비를 지원해 줄 현실적 책정 기준이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연인 사이던 A(여·20) 씨와 B(21) 씨에게는 2년 전 예상치 못했던 아이가 생기게 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됐던 무렵 A 씨와 B 씨는 심하게 다툰 상태였고,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했지만 결국 헤어지게 됐다. A 씨는 B 씨의 어머니에게도 찾아가 임신 사실을 알렸지만 ‘중절 수술을 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A 씨는 혼자 아이를 낳았다. 그 후 A 씨는 B 씨를 아이 아버지로 올리고 양육비를 받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지난 9월 B 씨에게 “과거 양육비 90만 원을 지급하고, 아이가 성년에 이를 때까지 월 1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B 씨가 군인이라 소득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12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전체 가구 대비 한부모 가구 비율은 1995년 7.4%에서 2005년 8.6%, 2015년 9.4%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한부모 가족 중 양육비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가구 비율은 83%에 달하며, 한부모 가구의 양육비 청구 소송 비율도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관계자는 “대다수의 경우 양육비 소송을 하더라도 양육비를 실제로 지원받기가 매우 어렵고, 그 액수가 낮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소송을 꺼린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양육비가 현실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