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파괴된다 주장하면서…
220명 2년전 교학사 검정 반대

다양성 확보를 내세우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는 교수 220여 명이 지난 2013년 자신들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교학사 교과서 채택에 반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250명의 교수들은 2011년에 한국사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용어 채택에도 반대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학계에서는 민주주의란 용어는 인민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 개념도 포괄하는 용어인 만큼,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3일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0월 ‘친일·독재 미화 뉴라이트 한국사교과서 무효화 국민네트워크’가 중심이 돼 검인정 체제에서 통과된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을 무효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교육부에 교학사 교과서 검정승인 취소를 촉구했던 교수 655명 중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132명이 동참했으며, 96명이 집필을 거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바른사회 관계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교육의 다양성이 파괴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2년 전 교육부가 검정 승인했던 교학사 교과서는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던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011년 12월 ‘한국역사연구회’ 등 24개 학회 및 단체는 한국사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두고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당시 자유민주주의 용어 채택에 반대하며 서명에 참여했던 교수 455명 가운데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힌 교수는 10월 말 기준 10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144명은 집필진 참여 거부를 선언했다. 자유민주주의 용어 채택을 반대한 455명 가운데 55%에 달하는 250명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적 역사관을 지닌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자유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이 건국 이래 줄곧 추구해 왔던 이념이며, 현대사에서 우리나라를 존속시켜준 토대로 작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역사 서술에 있어 자유민주주의 용어를 쓰는 것이 헌법에 부합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인민민주주의나 사회민주주의 개념도 포괄하는 만큼, 현재 우리나라가 추구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로 서술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 사회실장은 “자유민주주의 용어 채택에 반대하는 교수들은 대한민국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대한민국 현대사의 토대와 헌법의 가치를 오롯이 보지 못한 채 편향된 시각을 가진 교수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할 명분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