妻家식구도 로비 대상 가능성
합수단, 처제·자녀 계좌 추적도

방위사업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 차장)이 최윤희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해상작전헬기 도입 비리 연루 의혹과 관련, 부인과 처가 식구를 통한 로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최 전 의장의 장인은 해군 영관급 장교 출신으로,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의 처가가 로비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의 부인 김모(60) 씨와 처제, 자녀 등에 대한 계좌추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 등을 통해 해상작전헬기 비리와 관련한 뒷돈이 오갔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는 것이다.

합수단은 김 씨가 해군부인회장 활동을 하고, 각종 해군 행사에도 참석하면서 군 관련 인사들과 상당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남편인 최 전 의장뿐 아니라 부친도 해군 중령 출신이기 때문에 군 인사들과 오랜 기간 자연스럽게 접촉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이와 함께 최 전 의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종교인 A 씨의 계좌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작전헬기 도입과 관련해 로비스트들이 A 씨를 통해 최 전 의장에게 접근을 시도했다는 첩보가 입수됐기 때문이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 주변에서 뒷돈이 오간 흔적 등 확실한 증거가 나왔을 때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합수단은 지금까지 “최 전 의장의 범죄 혐의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금품수수 혐의 없이 허위공문서 작성과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했던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기 때문에 더 수사에 신중한 모습이다.

황 전 총장 무죄 판결 이후 합수단 수사에 대해 군 내부의 반발이 상당한 것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합수단은 해상작전헬기 도입과 관련해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 출신인 박모(57) 소장 등을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지만, 박 소장은 최 전 의장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취지의 진술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합수단이 확보한 최 전 의장의 일정표 등에도 비리를 의심할 만한 관련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의장 측은 “비리에 개입한 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최 전 의장은 지난 2012년 해군이 차기 해상작전헬기 기종을 선택할 당시 최종 결재권자인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했다.

김병채·정철순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