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에 부여된 재량권 사용…교재 재구성”
교육부 “대안교과서를 인정도서 사용땐 즉각 대응”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발표하자 진보성향 교육감과 전교조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독자적인 역사교재 개발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단체 등은 “이념 편향이 있는 교사들이 국정교과서를 빌미로 학교 현장에서 이념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전날 광주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인다면 교육청 차원에서 인정교과서를 개발하고 해당 교과를 공부할 수 있는 선택교과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 학교에 ‘역사철학’ ‘역사와 인문학’ 등 선택교과를 개설하고, 이 교과에 필요한 교재를 교육청이 직접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전북도교육청도 이날 한국사교과서의 ‘대안교과서’나 ‘보조교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수업을 위한 교재와 자료의 선별 및 재구성은 교육적·학문적 양심과 전문성을 갖춘 교사의 고유 영역”이라며 “교사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사용해 왜곡된 역사교육으로부터 우리 학생들을 보호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학부모들은 “학생들을 볼모로 이념 갈등을 벌이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 행신동에 사는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한 학부모는 “대안교과서로 수업을 하면 수학능력시험 등에 나오지 않는 것이 대부분일 것인데 이를 그냥 두고 볼 학부모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상임대표는 “진보교육감과 전교조는 학생들을 볼모로 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있으며 학생들의 일생을 망치는 중범죄 행위를 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도 “진보 교육감들이 대안교과서를 인정도서로 사용할 경우, 이를 금지한 교과용 도서 선정에 관한 규정 제17조 등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