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압박에 ‘발사 시기’ 저울질
10·10절 대대적 열병식 집중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쌍십절) 이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북한은 그러나 언제든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정치적 판단에 따라 발사시험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2일 분석하고 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평화적 우주개발은 자주적 권리”라고 말해 발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일단 북한이 미사일 발사 도발을 10일 이후로 연기하는 대신 평양에서의 군사퍼레이드 행사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당초 미사일 발사로 쌍십절 축제 분위기를 띄우려던 시나리오를 수정한 배경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 경고 메시지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도 이날 1일 평양시 산음동의 무기공장에서 미사일 발사장이 있는 평안북도 동창리로 향하는 화물 열차 움직임을 확인했다는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보도와 관련,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산음동에서 출발하는 화물 열차는 동창리와 대포동, 원산 등 다양하며 이 화물열차에 미사일이 실렸다는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현재까지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미사일 이동과 기립, 액체연료와 산화제 주입 등 여러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쌍십절 발사는 물리적으로 힘들어진다”고 평가했다. 신 대표는 “최근 한·중,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의외로 북한에 강한 압박이 들어간 것이 시나리오 수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로켓 발사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4주기 등 다른 기념일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 대표는 “오는 16일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유현진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