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복잡한 속내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국내 기업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하면서 하반기 주요 기업들의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진은 30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광화문 일대 대기업 본사 사옥들의 모습. 김동훈 기자 dhk@

지배구조 변화없던 현대車
정의선부회장 지분 늘려

최태원회장 일선복귀 SK
SK케미칼 계열분리 촉각

롯데, 금융사업 진출 관심
한화, 石化 빅딜 후속작업
면세점 뛰어든 두산 주목

10월 재계는 물밑에서 요동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 속에서 올 3분기의 부진한 실적 발표가 예상되면서 삼성그룹을 필두로 한 주요기업들의 사업 재편과 인력 재배치가 한층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활발한 사업 재편으로 상당수 기업엔 ‘인사 한파’도 불 전망이다. 특히 10월에는 총수의 경영복귀(SK그룹)와 경영권 다툼 이후 ‘원 리더(One leader)’ 체제(롯데그룹) 본격화로 두 그룹의 새로운 밑그림이 그려지는가 하면, 유통기업들의 명운을 가를 ‘2차 면세점 대전’의 윤곽도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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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재계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기업은 SK그룹이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SK 사업 재편 방향은 크게 SK하이닉스를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시키는 문제와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계열 분리라는 2개의 축으로 요약된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이 10월 28일 제주에서 열릴 CEO 세미나다. 이 세미나에는 최 회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총출동한다. 그룹 안팎에서는 현재 SK텔레콤 계열사로 묶여 있는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을 ㈜ SK로 넘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태원 회장과 사촌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자신이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를 이끌고 계열 분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3년 말부터 사업 재편을 해왔던 삼성은 9월 통합 삼성물산의 출범 이후 중단된 사업구조 재편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직계열화 작업을 계속 추진할지가 업계의 관심이다. △삼성정밀화학 매각 △삼성전자·삼성SDS 합병 △삼성전자·삼성메디슨 합병 △삼성SDI 일부 사업부 매각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재합병 추진 등 광범위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나올 때마다 삼성 측은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이슈들이다.

LG그룹이 10월 둘째 주 개최하는 4분기 임원회의에도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린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 등에 대한 타개책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이미 부진한 사업분야의 인력을 친환경 자동차부품이나 에너지솔루션 사업 등 차세대 성장엔진 분야로 재배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지 않았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최근 현대차 지분 대량 매입이 지배구조 승계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한화·두산그룹도 10월은 변화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 경영권 다툼 이후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 회장의 롯데가 어떤 후속 작업을 벌일지가 관심이다. 유통·제과 사업의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신 회장의 관심사업으로 알려진 금융 사업 진출 등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과의 ‘빅딜’(사업 맞교환)로 재계의 이목을 끌었던 한화는 올해부터 본격화될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타워의 면세점 유치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중후 장대형 산업’에 집중했던 두산의 변화도 주목된다.

방승배·임정환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