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개국 7500여명 출전… ‘軍스포츠 스타’ 대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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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D-2

오는 10월 2일 개막되는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지구촌의 군 체육부대가 모두 모인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올림픽, 유니버시아드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국제종합대회다.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엔 120여 개국에서 7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군인 신분이지만 ‘질’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종목별로 세계랭킹 30위 안에 드는 군인 선수 150여 명이 참가를 신청했으며, 세계 톱 랭커들의 출전 신청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군인 선수들이 정상급 기량을 갖출 수 있는 건 군 복무를 하면서도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부대를 각국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 1∼3위를 다툴 러시아의 육군중앙스포츠클럽(CSKA), 중국의 81체육공작대, 그리고 한국의 국군체육부대(상무)는 전통을 자랑하는 스포츠 명문 부대로 손꼽힌다.

◇불사조 상무 = 육군체육지도대를 중심으로 지난 1984년 1월 육·해·공·해병대의 스포츠단을 통합해 창설됐다. 경기 성남시에 상주하다 2013년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열리는 문경시 호계면으로 이전했다. 상무는 현재 종목별로 33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군인 선수는 5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270명이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다. 상무는 지금까지 5차례의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25개, 은 23개, 동 31개를 획득했으며 한국은 세계군인체육대회 통합 순위에서 10위를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 강국인 미국이 통합 순위 12위(금 19, 은 25, 동 23)인 것과 비교하면 무척 뛰어난 성적이다.

상무는 축구·농구를 주축으로 하는 제1경기대와 야구·배구 등이 속한 제2경기대, 사격 등이 포함된 제3경기대로 나뉜다. 상무 입대는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 엘리트 선수들이 병역 공백 없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기에 상무 입대 경쟁률은 무척 높다. 엘리트 선수들끼리 펼치는 4∼5대의 1의 경쟁을 통과하기란 우승만큼 어렵다.

상무 부대는 146만8000㎡에 이르는 부지에 최신식 운동시설을 갖췄다. 총 3907억 원을 투입해 메인스타디움, 야구장, 근대5종 복합경기장, 사이클 벨로드롬, 실내외 훈련장 등 56개 건축물로 구성된 종합훈련장을 조성했다. 메인스타디움은 1만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주경기장으로 활용된다. 상무는 또 첨단 장비를 갖춘 스포츠과학연구센터를 마련,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군인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러시아의 CSKA =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CSKA는 총 40개 종목의 팀을 운영한다. 러시아는 세계군인체육대회 통합 순위에서 당당히 1위(금 183, 은 131, 동 133)를 지키고 있다. 특이한 건 군인뿐 아니라 일반인 선수들도 CSKA 소속으로 활동한다는 점. 러시아 프로축구의 명문 CSKA 모스크바가 대표적이다. 러시아로 귀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에 쇼트트랙 첫 금메달을 안긴 빅토르 안(30·한국명 안현수)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우승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9)도 CSKA에 적을 두고 있다.

CSKA는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에 232명(16개 종목)을 파견한다. CSKA의 간판스타는 ‘높이뛰기의 샛별’ 마리야 쿠치나(22). 지난 8월 2015 베이징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땄던 쿠치나는 지난해 실내육상선수권대회와 올 3월 열린 유럽선수권대회를 제패하며 여자 높이뛰기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08 베이징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 금메달리스트인 치실모비치 알비예프(29), 펜싱 여자 에페의 안나 십코바(33) 등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중국의 81체육공작대 = 중국인민해방군 창설기념일인 8월 1일에서 부대 명칭을 따왔다. 81체육공작대는 1951년에 창설돼 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중국은 세계군인체육대회 통합 순위에서 2위에 올라 있다. 군 내에서도 핵심 조직인 총참모부 소속으로 선수들의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 총 30개 종목의 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바둑, 무선전신, 모형항공기·모형보트팀까지 있다.

81체육공작대는 1984년 중국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사격의 쉬하이펑과 중국 최초의 세계신기록 작성자인 남자 역도의 천징카이를 배출해 중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81체육공작대는 16개의 올림픽 금메달과 136개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냈고, 세계신기록을 158번이나 세웠다.

81체육공작대가 배출한 스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2008 베이징올림픽 탁구 남자단식을 제패한 왕하오(32),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접영 200m 금메달리스트 자오리우양(24) 등이 81체육공작대 소속이었다. 또 81체육공작대 남자배구는 1980년부터 국제군인선수권대회에서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4관왕 닝저타오(22)는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를 빛낼 월드스타다. 닝저타오는 지난 7월 열렸던 2015 카잔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자유형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여자 50m 소총 복사 종목에서 금메달을 정조준하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음빛나. 문화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