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각종 기름의 성분과 효능, 발연점 등을 알고 있으면 음식의 풍미를 높이며 건강도 챙길 수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추석 명절에 가장 많이 쓰이는 식재료는 역시 기름이다. 기름으로 지지고 볶는 음식이 많기 때문이다. 전, 튀김, 잡채, 나물 모두 기름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그래서 명절만 되면 집집마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그러나 기름이 들어간다고 다 같은 기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음식의 풍미도 높이고 건강도 챙기려면 용도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 정문웅(사진) 우석대 외식산업조리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기름별 성분과 효능, 올바른 사용법 그리고 궁합이 잘 맞는 음식 등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식물성 기름을 언급하며 빠지지 않는 용어가 있다. 오메가 3, 6, 9다. 오메가 3는 알레르기와 염증, 혈전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해준다. 뇌신경을 보호하고, 치매 예방, 기억력도 증진시킨다. 오메가 3는 들기름에 독보적으로 많다. 60%가 오메가 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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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6는 오메가 3와는 반대로 알레르기와 염증, 혈전을 촉진하고 혈액을 응고시킨다. 포도씨유에 가장 많이 함유돼 있다. 그리고 옥수수유, 콩기름, 참기름 등의 순서로 많이 들어있다. 염증 유발이라는 특성상 오메가 6는 ‘나쁜 기름’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오메가 6의 염증반응은 세균침입 시 인체보호의 메커니즘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제는 ‘오메가 3냐, 오메가 6냐’의 선택이 아니라 균형 있는 섭취다. 가장 이상적인 비율은 ‘오메가 3 : 오메가 6 = 4 : 1’다. ‘10 : 1’까지도 무난하다. 오메가 9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위산 과다 분비를 억제하고 변비를 해소한다. 올리브유에 많다.

기름으로 실제 조리를 할 때에는 상이한 발연점을 고려해야 한다. 발연점이 낮은 기름으로 튀김 요리를 만들면 포름알데히드 아크롤레인 등의 독성물질과 함께 연기가 발생한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이 급격하게 만들어진다. 음식이 타도 발암물질이 생긴다.

우선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기 때문에 볶음, 튀김에는 적합하지 않다. 참기름, 들기름 같은 걸로 볶음이나 달걀부침 같은 걸 하려고 할 때 보면 금방 연기가 올라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콩기름, 카놀라유 등은 발연점이 높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볶음, 부침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하면 된다. 건강을 중요시한다면 식용유 중 오메가 6의 비율은 20%로 낮고 유일하게 오메가 3가 10%나 들어 있는 카놀라유가 제일 좋다. 그러나 가격이 비싼 것이 흠. 튀김용으로는 고온에서도 산화안정성이 매우 높은 해바라기씨유가 적당하다.

한편 최근 치킨집에서 올리브유를 사용해 닭을 튀기는데 이 기름은 화학처리를 해 뽑아낸 정제 올리브유다. 가정용으로 흔히 쓰는 엑스트라 버진이나 버진급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매우 낮아서 튀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나물을 무칠 때는 참기름, 들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샐러드에는 올리브유가 좋다. 참기름은 생나물이나 살짝 데친 나물 요리에 좋고, 향이 강한 들기름은 묵나물처럼 볶음요리에 좋다. 오메가 3 함량이 적은 참기름은 대신 항산화 성분인 세사민·세사몰린·세사몰 등의 리그닌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또 나물 무침 외의 음식 궁합을 보면 참기름은 소고기와 찰떡궁합이다. 소불고기 양념을 할 때 참기름을 넣고 재워두면 고기가 연해진다. 반대로 들기름은 비린내를 잡아주기 때문에 해물 요리에 좋다. 감자탕이나 매운탕 같이 맛이 강한 요리에도 잘 맞는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