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자유학기제가 시범 시행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수서중에서 지난 7월 학생들이 ‘마을 지도 그리기’ 수업을 하고 있다. 수서중 제공

‘주입식’ 벗어나 학습 흥미
시범학교 ‘우수’그룹 늘고
기초학력 미달자는 급감해
“노는 수업이란 편견 버려야”

자유학기제가 ‘노는 수업’이라는 일부 학부모와 교사의 우려와 달리 시범 시행학교에서 주요 과목의 학업성취도가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대전 동구 가양중은 자유학기제 시범 시행 전인 지난 2013년 2학기와 시행 후인 지난해 2학기의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을 비교한 결과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에서 성취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결과 국어의 경우 A그룹(성취도 매우 우수)에 속하는 학생이 2013년 28.3%에서 39.3%로, 영어는 14.7%에서 25.3%로, 수학은 18.9%에서 22.6%로 증가했다. 반면 E그룹(성취도 기초학력미달) 학생은 국어의 경우 19.2%에서 10.5%로, 영어는 38.1%에서 30.7%로 감소했다. 다만 수학은 36.6%에서 38.0%로 소폭 올랐다. 가양중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자유학기제 시범 학교로 선정됐다. 성취도 평가 결과는 A·B·C·D·E(매우 우수·우수·보통·기초학력·기초학력미달)로 구분된다.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자유학기제 시범 학교로 지정된 서울 강남구 수서중의 경우도 자유학기제 시행 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성화숙 수서중 교감은 “자유학기제 시행 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A와 B그룹 학생이 40% 정도 증가했고, E그룹 학생은 80%가량 감소했다”며 “자유학기제로 학생들의 학습역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양중과 수서중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자유학기제로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능력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일부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서 학생들의 학력 저하 우려가 컸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창의성, 인성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유학기제 기간에 학생들은 평일 오전에는 참여활동 중심으로 교실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진로 탐색·예술 및 체육·동아리 활동 등을 다양하게 한다. 외부 활동은 학생들의 희망을 반영해 개인별 맞춤 활동으로 다양하게 진행된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기주도학습으로 학습 욕구를 자극한 것이 학업 향상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를 시범 시행하면서 학력 저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필고사를 대신해 학생의 교과에 대한 태도와 흥미, 동기, 인성에 대한 평가를 활성화했다. 평가 결과는 성취수준, 참여도 및 태도, 활동 내용 등을 중심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서술식으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자유학기제가 기존의 학교 수업과 달라 노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자유학기제 시범 학교 등에서 학생 학력 신장 등의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