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은 요리 마니아다. 집에 자신의 ‘전용 칼’은 물론, 자신만의 냉장고까지 따로 두고 있다.

“스파게티는 내가 봐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피자도 괜찮게 만든다.”

지난 1955년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으로 태어난 박 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땄다. 이후 1977년 한국외환은행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이후 부친의 권유로 두산건설에 입사해 경영자 수업을 받은 뒤 2012년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그가 가슴에 새기고 있는 인생의 좌우명도 정진석 추기경이 내려 주셨다고 한다. 박 회장은 “어려운 사람을 크게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고, 돈도 많이 기부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더니 정 추기경께서 인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데 남을 위해 1시간을 쓰는 것은 남아 있는 나의 생명 1시간을 남을 위해 쓰는 것이다. 돈을 기부하건, 남을 위해 허드렛일을 하건 내 생명을 남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이 크게 와 닿아 다음부터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음이 굉장히 편해졌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예술에도 관심이 많다. 그가 얼마 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명동 정동극장 이사장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립오페라단 후원회장도 맡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친분이 깊은 연예인들도 많다. 대학 시절 가수 양희은 씨 노래를 정말 좋아해 10여 년 전에 수소문해서 양 씨를 만나기도 했다. 처음에는 양 씨가 “내가 기업인을 왜 만나느냐?”며 만나주지 않았다고 한다.

박 회장은 “한 번만 만나달라고 집요하게 요청해서 만났다. 그런데 생각보다 굉장히 여성스러워서 놀랐다. 정치적 성향이나 투사적 성향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개그맨 김제동 씨에게는 ‘대부(세례를 받게해준 후견인)’가 된다. 가수 겸 작곡가인 노영심 씨와도 각별한 사이다. 배우 송윤아는 거의 20년 팬으로 남편 설경구와 같이 친한 사이가 됐고 자선행사에도 나와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가수 이장희 씨 하고는 대학 때부터 알던 사이. 배우 박중훈 씨도 옛날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다. 가수 이문세 씨와 개그우먼 박경림 씨는 자선 콘서트에서 재능 기부를 부탁하면서 친하게 됐다. 탤런트 이윤지 씨 역시 재능 기부를 요청했다가 친해지게 됐다고 한다. 방송인 최유라 씨 하고는 같은 천주교 신자여서 친하게 됐다.

△195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석사 △두산건설 뉴욕지사 △두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두산중공업 회장 △두산그룹 회장(현) △‘바보의 나눔’ 이사(현) △국립오페라단 후원회 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