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2030’재검토 주장도

북한의 도발에 의한 전면전 발생 시 미군이 69만여 명의 대규모 증원병력을 한반도에 투입하는 작전계획(작계) 5027은 미군 감축 등 미국의 안보전략 및 작전개념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외교 및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작계 5027을 전면 수정하거나 노무현정부 당시 수립된 한국군의 지상군 병력 감축계획인 국방개혁 2030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김열수(국제정치학) 성신여대 교수는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012년 1월 미 국방부가 발표한 새 국방전략지침에 따르면 미 지상군은 10만 명이 줄어들고 미 육군 전투여단 역시 45개에서 32개로 줄어든다”며 “설상가상으로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에 의한 국방예산 감축으로 지상군 감축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어 한반도 유사 시 계획된 69만여 명의 증원전력 투입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방백서 2014에 따르면 한반도 유사 시 투입되는 미 증원전력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포함해 병력 69만여 명, 함정 160여 척, 항공기 2000여 대 등이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유사 시 병력 69만여 명 등 증원 전력 계획은 미군이 240만 명이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작성한 것으로 미군이 140만 명으로 축소된데다 앞으로 10만 명의 추가 감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행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주한 미2사단의 핵심전력으로 당초 감축 대상이 아니었던 제1기갑전투여단이 지난 7월 2일 해체된 것도 미 지상군 전체가 감축 압박을 받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미군의 군사전략 변화는 물론 우리 육군의 감축을 전제로 한 현재의 국방개혁 2030 역시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충신·유현진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