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호에 조류(藻類)주의보가 발령된 19일 경기 하남시 팔당 2취수장 취수구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수심 5m 깊이로 설치된 차단막을 살펴보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남조류 세포수 급격히 증가
생활하수 불법 방류가 주범
수도권 2500만 식수원 비상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수도권 2500만 명의 식수원인 팔당 수계에 조류(藻類)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 7월 한강 하류에서 발생한 녹조류가 북한강 수계까지 번지면서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19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팔당댐. 팔당수력발전소를 통해 댐 위로 올라가 보니 수문 앞과 댐 양안의 팔당호 물은 이미 심한 녹조로 녹즙을 풀어 놓은 듯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취수장과 발전시설 가장자리에는 녹색띠와 부유물들이 둥둥 떠다녔고, 안쪽 물속은 침전물처럼 무수한 녹조 덩어리와 물풀로 뿌옇게 변해 있었다.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가 각각 55.8㎎/㎥, 2만7860개/㎖로 측정된 곳이었다. 댐은 유입수 부족으로 발전을 위한 물을 방류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수문을 굳게 닫고 있었다. 댐 경비원은 “지난주부터 물에 녹색 빛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녹조 부유물은 다산 유적지 입구와 취락 지역인 양수리까지 이어졌다. 북한강변 도로를 따라 삼봉리까지 올라가 강물을 보니 녹조가 소하천 합류 지점과 수상레저 시설이 밀집된 곳에서 드문드문 나타났다.

묵현천 등 소하천은 노후화된 하수관이 파손되거나 우수관과 분리돼 있지 않아 하수가 누수돼 하천에 그대로 유입되고 있었다. 보트와 수상스키시설이 밀집된 삼봉리 일대는 10여 개의 레저업체들이 선착장의 생활하수를 오수처리 없이 북한강에 불법 방류하고 있었다. 녹조 차단막이 설치돼 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 고모(53) 씨는 “S, P수상레저에서는 매일 세탁물과 승객 샤워물, 음식찌꺼기를 몰래 강에 버려 오염시키고 있으나 단속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경기도는 노후화된 하수관 파손에 따른 생활하수유입을 조류증가의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경기 여주·광주·남양주·양평·가평 등 팔당 수계 9개 시·군의 하수관 1528㎞ 가운데 950㎞가 우·오수가 분리되지 않은 채 노후화돼 하수관 정비사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남양주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