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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미술세계’ 표지작가 총출동
지난 6월 원로 민경갑화백 주도
회화·조각 190여점 전시 성사

수익금 신진·지방작가에 쓰여
“침체된 국내 미술계에 활력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해방 1세대 원로작가를 비롯하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국내외 활동작가 그리고 작고작가까지 아우르며,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 ‘COVER ARTISTS SINCE 1984’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미술전문지인 ‘월간 미술세계’가 1984년 창간된 후 매달 표지를 장식했던 작가들이 한국미술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기증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어서 미술계 안팎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 6월 화단의 원로인 민경갑 작가를 주축으로 구성된 ‘COVER ARTISTS SINCE 1984’ 추진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전시진행을 했고, 작품은 지난 12일 전시가 개막되기 이전, 한 미술애호가가 출품작 모두를 소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됐다.

추진위 측은 광복 7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인데도 국민 전체가 동참하고 공감하는 전시 행사가 딱히 없을 만큼 한국 미술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어 미술인들이 여기에 힘을 실어보기 위해 작품 기증의사를 밝혀 전시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전시는 현재 활동작가 240명 중 190명이 기증한 회화 160여 점과 조각 30여 점 등 작품 190여 점으로 구성된다.

장르별로 한국화에 김옥진·민경갑·서세옥·오승우·조평휘, 서양화에 박용인·성백주·신금례·이춘만·정문규·최광선·황용엽, 조각에 김수현·김영원·민복진·박동인·백문기·이철주·최만린·최종태 등이 있다. 이렇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작가들과 중견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화업 60여 년의 창작 활동을 통해 산수와 동식물 등 자연적인 소재를 그려온 민경갑 작가가 상큼한 봄날의 아름다운 풍경에서 느낀 순박한 감동을 붓질로 형상화한 ‘산수’ 작품을 비롯해 여인상과 누드를 서정적으로 표현해온 권옥연 화백의 ‘소녀’, 다양한 색상의 안료를 바르고 마지막에 황토 빛 안료로 덮은 뒤 긁어내는 작업을 통해 완성된 오세영 작가의 근작 ‘심성의 기호’, 선이 굵고 우직해 보일 정도로 대범하며 상당히 긴 호흡의 리듬과 상상을 뛰어넘는 웅대한 스케일을 보여온 홍석창 작가의 ‘꽃의 광시곡’ 등을 만날 수 있다.

조각 작품으로는 한국 구상조각의 1세대로 철저한 사실주의와 전통기법을 통해 인상조각 세계를 펼쳐온 백문기 작가의 ‘습작 ETUDE’, 우주 생성의 근원을 탐구하며 생명이 생성되고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성장의 진행과정을 유추하여 담아낸 최만린 작가의 ‘작품0 11-6-01’이 전시된다.

전시에 내걸린 작품들의 판매수익금은 능력있지만 아직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신진작가나 소외된 지방의 원로작가 등의 발굴과 전시지원, 도록 제작 등에 쓰여진다. 이번 전시를 주관한 월간 미술세계는 그동안 ‘자랑스러운 미술인상’과 ‘미술세계상’(2014년 기준 11회)을 제정하여 지역작가와 조명되어야 할 원로작가들을 지원해 왔다. 전시는 19일까지 열린다.

전시 추진위원장을 맡은 민경갑 작가는 “옥션과 아트페어 그리고 현대미술 전시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위 인기작가의 작품보다는 미처 조명되지 못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세계에도 언론이나 미술애호가들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며 “부디 한국미술계가 기울어져 있는 그 같은 불균형이 바로잡혀 균형있는 미술계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