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가 고혈압 증상을 지속적으로 보인 수감자에게 제대로 된 의료조치를 하지 않아 후유증이 생겼다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3부(부장 이인규)는 수감 도중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장애를 얻게 된 김모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 씨에게 손해배상금 2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뇌출혈로 인해 자칫 사망할 수 있는 중증 고혈압 환자인 김 씨에 대해 구치소 측이 각별한 관리와 필요한 의료상의 모든 조치를 해야 했다”면서 “구치소 측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 씨가 의무관에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설명하고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책임 비율을 5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