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다음에… 신동주(오른쪽 두 번째)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7일 일본 도쿄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홀딩스 이달중 株總 예고… 동주 “법적 대응 하겠다” 강경

지난 주 일본으로 돌아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법적 대응 방침 등을 밝힘에 따라 도쿄(東京)에서 롯데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제2라운드’가 예고되고 있다. 이달 중으로 개최될 것으로 전해진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와 함께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법적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롯데사태’는 갈수록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10일 롯데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돌아가는 자리에서 신 회장이 ‘L제○투자회사’ 대표이사에 등재된 것과 관련해 신격호 총괄회장 모르게 진행된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와 함께 ‘L제○투자회사’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라는 두 방향으로 요약되는 형국이다.

이번 ‘롯데 도쿄 대전’의 주요 쟁점은 신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한지 여부와 신 회장의 L제○투자회사 대표이사 등재 과정의 적법성, 주주총회 우호지분 확보 등이 될 전망이다.

현재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와 L제○투자회사 등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고,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도 신 회장을 지지한 상태다.

그러나 롯데홀딩스와 L제○투자회사의 실제 자금주가 신 총괄회장일 가능성이 있어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L제○투자회사의 경우 일본 롯데그룹이 세제혜택 등을 받기 위해 계열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투자사와 합병 등을 하면서 생긴 회사다. 롯데는 롯데홀딩스와 함께 또 다른 지주사인 롯데스트래티직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계열사들을 그 휘하에 두고 있는데, 실제 자금줄을 쥐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신 회장이 L제○투자회사 대표에 등재되는 과정이 적법했느냐는 의구심이 생기는 지점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등기 이사에 오르려면 신 총괄회장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다툼을 벌이고 있는 부자 사이의 관계를 보면 의구심이 생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이번 사태의 가장 핵심사안이다.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간 표 대결이 불가피해지면서 표 대결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따라 이번 사태의 ‘승자’가 결정된다.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 등이 포함된 현직 이사진 전원을 교체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신 회장이 우세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서 남은 쟁점은 한·일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롯데스트래티직스인베스트먼트 등 핵심 회사들의 실질적인 자금주가 누구냐는 점”이라며 “이 부분에서 신 총괄회장이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나 법적 다툼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