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이뤄진 교사들의 제자 성추행 사건으로 교단에서의 성범죄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에게 내려진 법적 처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교육부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성추행, 성희롱 등에 연루돼 징계 처분을 받은 전국 초·중·고교 교사 35명 중 실형 선고를 받은 교사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대전지법은 여고생 제자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고등학교 교사 송모(53) 씨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송 씨는 대전 중구 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3∼2014년 자신이 가르치던 여고생 23명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거나 끌어안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학생을 보호하고 지도해야 할 교사가 신뢰관계를 악용해 제자 다수를 강제로 추행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이 입은 성적 수치심이 상당하고, 피해자들의 성적 정체성 및 자아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월 서울고법은 자신의 반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 이모(63) 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으며,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80시간도 같이 명령했다. 이 씨는 인천에 있는 한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로 지난해 4월 수업이 끝난 후 제자인 A 양이 교실에 공책을 가지러 들어오자 자신의 무릎에 앉힌 후 끌어안고 신체를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 씨는 A 양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지고 바지 위로 주요 부위를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원심의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