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9억 손실’ 쌍용차 5만원 ↑
‘실적 따른 보상’원칙 사라져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완성차 3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었지만 지난해 1485억 원의 막대한 영업 손실을 기록한 한국지엠 노사가 가장 높은 기본급 인상에 합의하는 등 경영실적과 정반대 협상 결과가 나와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지난 23일 업계 최초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을 이뤄냈고, 쌍용차 역시 29일 6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한국지엠 노사도 27일 잠정 합의를 이뤄낸 데 이어 29∼30일 노조원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3사가 파업 없이 올해 임금협상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이다.

하지만 완성차 3사의 올해 임금협상을 지켜본 업계 안팎에서는 ‘실적에 따른 보상’이라는 원칙이 사라진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47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르노삼성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4만2300원 인상, 격려금 700만 원+350% 이상 지급에 호봉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등 인사시스템 개편까지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1485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한국지엠은 르노삼성의 2배에 가까운 8만3000원의 기본급을 인상하고 격려금 및 성과급으로 10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769억 원 영업손실을 입은 쌍용차는 기본급 5만 원 인상과 생산장려금 및 격려금 250만 원을 주기로 했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생산량은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시장 철수 등으로 2013년에 비해 19.6% 감소한 62만9230대에 그친 데다 공장 가동률 역시 75%에 머물렀다. 하지만 상여금 700%의 통상임금 포함 및 기본급 인상으로 지난해 인건비 지출이 10% 이상 늘어나는 등 최근 5년간 인건비가 42%나 뛰었다. 그 결과 GM의 30개국 공장 가운데 국내 4개 공장이 모두 고비용 공장에 포함될 정도로 고비용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올해 또다시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임금교섭 결과가 앞으로 한국지엠의 생산량 확대와 신규 고용 창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기업이 이익을 내고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큰 적자를 본 상황에서 다른 기업보다 높은 임금 인상은 앞으로 경영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