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야
노동 유연성-규제 혁파 우선

청년 취업난 심화 속에 정부가 앞으로 3년간 경제계와 협력해 청년 일자리 기회 20만 개 이상 창출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경제단체 및 전문가들은 “진정한 일자리 창출은 결국 규제혁파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9일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경제계가 정부와 손잡고 청년 일자리 기회를 늘리겠다고 나섰지만 경기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노동시장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채용을 늘리기 힘들다”며 “노동계나 정치권 모두 나서 노동시장 규제개혁에 나서야 근본적인 고용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 정규직으로 고용하면 생산성이나 업무능력과 관계없이 계속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현행 제도하에서는 기업들이 과감하게 채용 규모를 늘릴 수 없다”며 “독일의 하르츠 개혁처럼 고용 후 성과가 좋지 않을 때 인력 조정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은 “기업들이 돈을 쌓아두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데 사업 기회가 있다면 투자하지 않을 기업은 없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선의 일자리 대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고용 문제를 기업들에게 할당식으로 떠넘긴다면 기업들이 따라가기도 어렵고 따라가도 부작용을 낳는다”며 “국민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 역시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 역시 “기업의 투자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근본적인 규제혁파와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이뤄져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늘릴 수 있다”며 “현재 청년고용 문제가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정부가)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근본적으로는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회복시켜야 신규 채용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