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과정 폄훼·北정권 미화… ‘지식정보의 오염 사태’발생

“사서들, 검열 주장하며 반발… 교육자 본분 넘는 정치 행위”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된 청소년·어린이 추천 역사도서 중 대한민국 건국 과정을 폄훼하고 북한 독재 정권을 미화하는 ‘좌편향 도서’가 여전히 전국 공공도서관에 비치돼 있다며 하루빨리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지난 5월 좌편향 도서 문제가 불거지자 경기도교육청이 “학생들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도록 지도하고 추천도서 선정 기준을 강화하라”고 일선 교육 현장에 지침을 전달했다가 사서연합회 등의 반발로 공문을 철회하자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좌편향 도서 문제를 다시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 등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부·교육청 산하 도서관 추천 도서의 왜곡 편향 논란’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종철 Story K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공립 도서관의 한국 근현대사 추천도서 중 북한을 추종하거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책들이 어린이·청소년용 추천도서로 버젓이 선정돼 여전히 비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우석 문화평론가도 “대한민국 건국 과정을 폄훼하고, 북한의 사회주의와 독재정권을 미화하는 등 일부 추천 도서의 역사 왜곡과 편향성으로 ‘지식정보의 오염’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희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국공립도서관 추천도서의 좌편향 문제는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와 판박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Story K는 2014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460여 개 도서관에서 추천된 9000여 권의 책 중 어린이·청소년용 근현대사 관련 서적 40여 권을 분석해 이 중 12권이 친북 성향의 내용을 담았다고 지적했다.(문화일보 5월 19일자 2면 참조)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같은 달 21일 각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추천도서 선정 방법 및 선정 기준을 사전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조치했다.

경기도교육청도 일선 초·중·고교 및 25개 교육지원청에 공문을 보내 “해당 책을 읽은 학생들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도록 지도하고, 추천도서 선정 기준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사서연합회 등이 이 같은 방침에 반발하자 6월 22일 해당 공문을 폐기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사상 탄압 또는 정부 검열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집단적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교육자 본분을 넘은 정치 행위”라고 지적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