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교육기간 길수록 출산제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가입국의 18년간 출산정책을 분석한 결과, 정부가 교육을 책임지느냐에 따라서 출산율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신호(35권 2호)에 게재된 ‘교육 및 사회정책의 출산율 고양 효과에 대한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을 비롯한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등 OECD 주요 26개국의 출산율과 출산 고양정책을 분석한 결과, 정부의 교육 책임성이 클수록 출산율이 높아졌다.

세부적으로 교육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의미하는 의무교육기간이 길수록, 또한 주로 사회서비스 형태로 공급되는 영유아보육지출이 증가할수록 출산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경제활동 참가율과 실업률, 1인당 국내총생산(GDP) 등 사회 속성을 반영한 결과에서도 정부의 교육비 지출비중이 늘어날수록 출산율이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가족수당이나 주거지출, 여성경제활동 참가율, 취업률 등만으로는 출산율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수행한 서울대 박사과정의 은석씨는 “결국 정부가 보육과 교육에 대해 직접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얼마나 책임지는지가 출산율 고양의 핵심”이라며 “출산을 앞둔 부모에게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임신과 출산 진료비를 지원하는 고운맘 카드를 발급해 준다고 해서,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출산 축하금을 100% 인상한다고 해서 출산율이 유의미하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육 및 교육 등 사회서비스는 보편적으로 제공하고, 가족수당이나 육아휴직지원 등 현금성 지원은 저소득층 집중 지원으로 재편하는 것이 출산율 고양에 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