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새 남북관계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남북경제교류의 뉴패러다임과 경제교류 활성화’ 세미나에서 나경원(오른쪽 다섯 번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원혜영(〃 여섯 번째) 국회 남북관계특별위원장, 박찬호(〃 네 번째) 전경련 전무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정부도 민간교류 잇단 강조 “민간 통해 대화 통로 확보”
대규모 대북투자 실현 위해 북핵 국제제재 등 해결돼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5일 신(新) 남북경협 5대 원칙을 발표하면서 박근혜정부가 남북 간 민간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전기는 일단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국 차원의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 민간을 통해서라도 관계 개선을 모색하겠다는 우회 전략인 셈이다.

통일부도 인권·교류협력 차원의 대북 민간지원에는 적극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또 오는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실시와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긴장 고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이번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는 정부의 의지도 읽힌다.

특히 전경련이 20여 년 만에 기존 남북경협 5대 원칙을 대폭 개정, 적극적인 남북경협에 나설 의사를 확실히 표명하면서 정부로서는 남북관계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지렛대를 얻게 된 모양새다. 그동안 남북경협이 소규모 인도적 사업에 국한돼 있던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대규모 대북 투자는 외화난을 겪고 있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들어 수차례에 걸쳐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초청 강연회에서 “당국 간 대화가 막혀 있어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전경련의 손발이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도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간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대화와 협력의 통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실질적인 남북경협 활성화로 가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남북경협의 중요한 모델인 개성공단 안정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북측 근로자 임금인상 문제가 1차 걸림돌이다. 특히 1년여 만에 16일 열리는 개성공단 공동위원회에서 북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남북경협 활성화로 향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북핵 문제가 풀려야 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대규모 대북 투자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 비핵화 이전이라도 통일기반을 구축하고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필요한 남북 교류·협력은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