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시 안해

국가발전·국민통합 의미심장

생계형 포함 100만명 관측도

오는 8월 15일 제70주년 광복절에 즈음해 단행될 특별사면의 범위와 대상에 기업인과 정치인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특사 명분으로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내건 데다 순수 서민생계형 사범들에 대한 특사와 특별감면은 2014년 1월 설 특사를 통해 웬만큼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와 여당은 물론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야당 일각에서 ‘통 큰 사면’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도 박 대통령이 사면의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심을 굳히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법무부와 검찰 등 사면 실무 관계자들은 전날 박 대통령의 8·15 특사 검토 지시가 기업인과 정치인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라는 의미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사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국민 대통합, 화합 등의 언급은 주로 정치인 사면 때 많이 쓰이는 용어”라며 “이번 사면에 민생사범뿐 아니라 경제인과 정치인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정 기준을 충족한 대기업 총수와 정치인들이 이번 특사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인 중에서는 복역 중인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과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정치인 중에는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이명박정부 인사들과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정봉주·홍사덕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이 특사 대상에 포함될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2013년 1월 설 특사 이후 2년 반 만에 정치인·경제인 특사가 이뤄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152만여 명이 혜택을 봤던 지난 2009년 광복절 특사 때처럼 이번에도 도로교통법 위반 사범과 경미한 생계형 사범 등을 포함해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사면의 폭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위한 사면을 한다는 대원칙만 나왔을 뿐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너무 앞서 가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원유철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위한 사면이기 때문에 통 크게 대사면이 이뤄졌으면 하고, (대통령에게) 그런 건의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남석·김동하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