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이 백제 시대 초기 왕성이었는지를 놓고 열린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백제왕궁터인 만큼 유적 보존 가치가 높다’는 의견과 ‘왕궁터가 아닌데도 주민 재산권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열띤 공방을 펼쳤다.

‘서울 풍납토성 사적지 및 환경대책위원회’는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 풍납토성 백제 왕성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박순발(고고학) 충남대 교수는 “풍납토성은 백제의 왕궁터로 보존 가치가 높은 유적”이라며 “인접한 몽촌토성과 함께 백제가 한성에 도읍했던 기간 도성을 구성하던 성이며, 백제의 도성 중 ‘북성’ 혹은 ‘대성’이라 불리던 성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이희진 역사문화연구소장은 “풍납토성은 주춧돌조차 발견되지 않았고 역사적인 기록 중에서도 풍납토성이 왕성이 아니었음을 시사하는 것들이 있다”며 “평범한 유적지에 불과한 풍납토성을 무리하게 백제의 왕궁터로 단정해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만 침해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풍납토성은 백제의 왕성이었다는 학계 일각의 주장을 토대로 정부가 발굴과 복원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수십 년째 묶여 있으며, 이주비용 문제 때문에 인근 주민들과 서울시, 문화재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