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에 집중, 노인性엔 무관심
전국3곳 性상담소마저 폐쇄위기
노인사랑 사회적 시선 바뀌어야

오는 2060년에는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노인들의 성(性) 문제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환기하고, 체계적인 노인 성교육과 전담 정부 조직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사회 전반적으로 노인들의 성 문제를 금기처럼 여기는 경향을 줄이는 한편, 노인들도 떳떳하고 자연스럽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중심으로 체계적인 노인 성교육 실시 = 현재 우리나라에는 노인의 성과 관련된 정책을 다루는 정부 조직은 없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9일 “독거노인·치매노인 등의 돌봄 복지차원에서는 부서가 활성화돼 있으나 노인의 성에 대해서는 전담 부서가 없어 특별히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각 지방자치단체나 노인협회에서 노인들의 성교육이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나 재원이 부족해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2010년 복지부로부터 노인 성 상담 업무를 위탁받았던 인구보건복지협회는 2012년부터 지원이 끊기면서 전국 3곳에서 운영하는 노인성상담소가 폐쇄 위기에 놓여 있다.

김용숙 노인전문 성교육 강사는 “정부에서 담당 부서를 개설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인들의 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래야 노인들의 성윤리·성의식,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도 바꿀 수 있고 무엇보다 전문강사나 상담사를 양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인의 이성 교제·성생활은 사회가 건강하다는 증거 = 전문가들은 노년기라도 사랑과 성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만큼 노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인 이호선(기독교상담복지학)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노인 부부 10쌍 중 5쌍은 성 문제 때문에 상담소를 찾는다”며 “손을 잡고 다니거나 포옹하는 것조차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자녀와의 불화나 사회적 편견 때문에 이성 교제 사실을 숨기는 노인들이 많고 이렇다 보니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데이트폭력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노인들의 이성 교제는 그들이 늙었다고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꾸미고 아름다운 존재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지지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짜 성 약물 남용 말고 건강한 소통으로 성생활 유지 = 전문가들은 노인 성 갈등에 대해 여성들은 대부분 갱년기 이후로 성생활을 꺼리는 반면, 남성들은 여전히 성욕구를 갖고 있다며 건강한 소통을 통해 성생활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송기민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실장은 “노인들의 성적 욕구를 터부시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속에 성에 대해 자유로운 상담과 케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호 한림대 비뇨기과 교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경우 혈관을 확장해 심하면 심정지까지 올 수 있다”며 “약물에 의존하는 것이 좋지 않지만, 굳이 복용해야 한다면 전문의와 상담한 뒤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목·박성훈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