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노인 대상 성매매가 사회문제로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종묘공원에서 노인들이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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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공원 소주 파는 아줌마도
1만원 주면 스킨십·대화 가능”
아픈 아내가 등 떠밀어 나오기도

性기능 떨어져도 욕구는 강해
5명중 1명 꼴 “性매수 경험”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A(78) 씨는 3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줄곧 혼자 살고 있다. 그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박카스아줌마(성매매 여성)’를 만나는 것이었다. A 씨도 처음에는 늘그막에 성병으로 고생할 수 없다는 생각에 성매매를 꺼렸지만, 한 여성이 자신의 병원검진결과서까지 보여주면서 안심시키자 그의 ‘단골’이 됐다. A 씨는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이 여성을 만나고 있다”며 “성병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병원검진결과서를 갖고 다니는 성매매 여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원과 멀지 않은 곳에 고시원이나 쪽방 등 거처를 마련해 놓고 밖에서 손님을 데려와 성관계를 하는 박카스아줌마도 있다”고 전했다.

같은 곳에서 만난 B(77) 씨도 12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로 성적 욕구를 해결하지 못해 성매매했던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지금은 친구로부터 4세 연하의 할머니를 소개받아 늦깎이 연애를 즐기고 있지만, 과거에는 종묘공원 인근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만났다고 했다.B 씨가 만난 여성은 대부분 40∼60대로, 이 가운데는 중국 동포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3만 원이면 성관계에 여관 비용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며 “종묘공원 쪽에 가면 소주 한 병에 1만 원씩 파는 여성도 볼 수 있었는데, 이들은 가벼운 스킨십을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외로움을 달래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C(75) 씨는 오히려 아내가 다른 여자를 만나보라며 등을 떠민 경우다. 그는 “아내가 무릎 수술을 한 이후로 성관계를 계속 거부해왔는데, 어느 날엔가 나에게 정 힘들면 밖에서 성매매라도 하고 오는 게 어떻겠냐고 진지하게 권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할머니 D(73) 씨는 파지를 주우며 생계를 꾸리는 형편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한 번씩 할아버지들을 만나러 집 근처 콜라텍을 가고 있다. 간혹 이곳에서 만나는 동년배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등 ‘자유연애’를 즐기기도 한다. 그는 “콜라텍에서 16세 어린 성적 파트너를 만난 적이 있지만, 성관계 이상의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없어 헤어졌다”고 말했다.

점차 노인 인구가 늘면서 노인의 성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노인의 3분의 2가량은 여전히 성생활을 하는 등 성 문제에 대한 노인의 관심은 젊을 때와 비교해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보건복지부가 65세 이상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생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의 66.2%(331명)가 현재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5.4%는 성매수 경험이 있었다.

한국노인복지학회 회장을 지낸 이근홍(사회복지학) 협성대 교수는 “그동안 우리사회에서는 노인의 성 문제는 젊은이들의 그것에 비해 논의 자체가 배제돼 왔다”며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사람의 성적욕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 만큼 노인의 성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성훈·박효목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