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펀드 국내진출 증가뒤
김앤장·넥서스·충정 등
‘법률조력자’사례 잦아

외국계 헤지펀드가 본격적으로 국내로 진출하면서 주요 대기업과의 법률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계 헤지펀드 관련 자문과 송무(訟務)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국내 대형 법무법인들도 헤지펀드 법률 대리인으로 나서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엘리엇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는 지난 2004년에도 외국 헤지펀드를 대리한 적이 있다. 넥서스 전신 격인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가 삼성물산과 헤르메스 분쟁에서 헤르메스 측을 지원한 것이다. 당시 헤르메스는 금융당국에 의해 고발돼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헤르메스는 2008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 재판 과정에서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이 헤르메스 측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김앤장은 최근 삼성물산과 엘리엇 분쟁에서는 삼성물산 측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2003년 소버린과 SK 분쟁 당시에는 소버린 측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명인이 참여했다. 명인 측에서는 김석연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활동했다. 소버린은 당시 국내 대형 로펌의 자문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KT&G와 법정 공방을 벌였던 헤지펀드 칼 아이칸은 국내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대륙과 에버그린을 선임했다. 당시 변호인 10명이 소송팀을 구성해 칼 아이칸을 대리했다. 칼 아이칸과 함께 KT&G와 분쟁을 벌였던 스틸파트너스도 법률 대리인으로 대륙과 에버그린을 고용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와 경영권을 놓고 충돌을 빚고 있는 쉰들러그룹은 국내에서 김앤장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주주대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법무법인 충정도 쉰들러의 법률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매각한 론스타는 국내에서 활동할 당시 김앤장을 법률 대리인으로 고용했다. 론스타는 최근 한국 정부와 투자자·국가소송(ISD)에서는 국내 법무법인 세종과 미국계 로펌인 ‘시들리오스틴’을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