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의결권행사 금지 등
추가 소송 제기할 가능성
주총패하면 美서 제소 전망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소송전에서 법원이 잇달아 삼성의 손을 들어줬으나, 엘리엇의 법정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엘리엇은 7일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서울중앙지법(민사50부)의 기각 결정이 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근본적으로 불공정한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기 주식을 매각한 행위가 기업 지배구조 관점에서 본다면 말할 나위도 없이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확고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법원의 결정에 곧 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리엇은 앞서 지난 1일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기각 결정에 항고한 상태다. 오는 13일 서울고법에서 첫 심문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도 항고할 경우, 두 사건 모두 삼성물산 임시주총이 열리는 17일 이전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처분 신청 항고와 별도로 엘리엇은 KCC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소송, 주총 결의 무효 소송 등 본안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법조계 및 금융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엘리엇이 삼성물산 이사회의 제일모직과의 합병 결정을 조목조목 비판한 점에 비춰볼 때 이사회를 상대로 배임 및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 등을 지적하는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지난 6월 19일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엘리엇은 향후 본안 소송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는 “엘리엇이 임시주총에서 패할 경우 본사가 있는 미국 법원이나 삼성물산 주식예탁증서가 상장된 영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며 “혹은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기준을 정한 자본시장 관련 법을 문제 삼아 투자자·국가소송(ISD)을 들고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