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6일’ 이후 공세 예고
非朴, 총선앞두고 안밀린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여권 내 계파 간 수 싸움이 한창이다. 친박(친박근혜)계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가 예상되는 6일까지는 ‘퇴로’를 열어주는 차원에서 자극적인 언행을 삼가고 있지만, 6일 이후 여론의 흐름이 돌아서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박(비박근혜)계는 유 원내대표를 몰아내려는 과정에서 당내 친박계의 열세가 여실히 증명된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 주도권을 확실히 움켜쥐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친박계 중진이면서 대구·경북(TK) 출신인 김태환 의원은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다른 권력 앞에서도 당당한 거의 유일한 정치인이자 차세대 새누리당의 지도자감”이라며 “6일 국회법 개정안이 마무리된 뒤 박 대통령과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하는 게 유 원내대표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6일까지는 공개적으로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대신 6일 이후에도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성명서 발표 등 집단행동을 펼칠 계획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본인이 시간을 달라고 한 만큼 6일 국회법 개정안 처리 후 명분 있는 사퇴의 길은 열어준다는 차원”이라면서도 “6일 이후에도 버티면 다시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비박계는 유 원내대표를 적극적으로 엄호하고 나서고 있다. 비박계는 친박계의 유 원내대표 사퇴 요구에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염두에 둔 당내 권력구도 재편의 의도가 깔려 있는 만큼 쉽게 밀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사태’를 최대한 활용할 경우 오히려 비박계가 당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다. 한 비박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나서서 유 원내대표를 직접 공격하고 친박계가 일제히 들고일어난 데에는 친박계가 당을 다시 장악하겠다는 숨겨진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