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외면 3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유승민(오른쪽 사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회의진행과 관련 보고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병기(왼쪽) 대통령비서실장이 안경을 고쳐 쓰면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회의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고강도 비판으로 형성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하듯 유 원내대표와 이 대통령비서실장의 인사도 없이 시작됐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野 “이병기 靑실장 왕따설

4개월간 朴 독대 몇번 했나”

“劉사퇴요구 대통령 뜻이냐”

李 “운영위 연기요청한 적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3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운영위 회의에 참석한 것이 유승민 원내대표를 운영위원장으로 인정하는 것이냐’는 강동원 새정치연합 의원 질문에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 오늘은 결산 보고 하러 왔다”고 답을 회피했다. 관례상 운영위원장은 제1원내교섭단체 대표의원(원내대표)이 맡는다.

이 비서실장은 “청와대가 운영위 회의 연기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서는 “위헌 소지가 있는 법률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합당하냐는 판단에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대통령의 뜻”이냐고 따져 물었다. 최 의원은 “전날 운영위가 못 열린 것도 청와대와 여당 간의 분란 때문인데 이대로는 결산, 정기국회, 국정감사 등 중요한 국회 업무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백군기 새정치연합 의원은 2005년 박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틀며, “신문법 시행령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해 삭제된 내용이 시행령에 들어가 있어 국회 입법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여야 의원 모두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집중 지적했다. 이 비서실장은 인사말에서 “메르스 사태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위원님들께 염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면서도 “박 대통령도 방미를 취소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현재 껄끄러운 관계인 청와대를 감싸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강동원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이 비서실장의 신상 발언이 필요하다고 요구하자 유 원내대표는 “피의자 신분이 아니고, 결산 심사를 하는 자리에서 위원장이 물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이 비서실장을 두둔했다. 또 야당 의원들이 이 비서실장을 강하게 몰아붙이자 “대통령에 대한 표현을 할 때, 출석하는 간부들 표현을 할 때 예의를 갖춰 주시기 바란다”며 “결산을 하기 위해서 제가 이 회의를 소집하자고 한 것이니 결산에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언론사 사설을 인용하며 이 비서실장이 청와대 내에서 ‘왕따’라는 소문이 있다며 공격했다. 강 의원은 “‘배신의 정치’를 운운하며 ‘국회와 여당’을 비난했던 박 대통령의 발언 원고를 대통령이 직접 썼지만, 자료수집을 (청와대) 3인방 중 1명인 정호성 비서관이 도왔다고 하는데, 사전에 알고 있었나, 청와대에 근무한 4개월가량 대통령과 독대를 몇 번이나 했냐”고 질문했다.

조성진·손우성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