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위사업청이 무기체계 개발 특허권을 엉망으로 관리, 업체로부터 특허권을 회수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국가 예산을 낭비해온 것으로 2일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시제품을 제작하는 방산업체(시제업체) 감사에서 출원·등록한 38건의 특허권 중 4개 시제업체가 무단으로 출원·등록한 특허권이 10건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DD가 발명한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 등 산업재산권은 ADD의 소유로 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계약물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형 및 부산물의 소유권과 산업재산권의 모든 권리는 ADD에 귀속되며 이를 위반해 시제업체가 출원 또는 등록한 산업재산권은 ADD에 즉시 이전하도록 해야 함에도 시제업체들이 국가 예산으로 추진한 연구·개발의 결과물에 대한 특허권을 부당하게 취득하도록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이 2014년 10∼11월 ADD 주관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한 시제업체를 대상으로 2012년부터 2014년 9월까지 특허 등록 여부를 확인한 결과 체계 개발에 참여한 A사가 ‘유도조종장치의 자가점검방법’을 2013년 10월 특허 출원하고 2014년 4월 특허 등록을 하는 등 총 38건이 무단으로 특허 출원·등록된 것으로 추정됐다.

감사원은 2011년 4월 실시한 ‘전력증강사업 추진 실태’ 감사 당시 시제업체에서 무단 출원·등록한 특허권 96건을 귀속 조치했는데도 불구하고 방사청이 제재수단 등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유사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4개 시제업체에서 무단 출원·등록한 특허권 10건을 ADD에 귀속 조치하고 나머지 28건에 대해서도 적정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방사청 등에 지시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