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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중 유럽계가 30%
6월 들어 순매도로 돌아서
한달동안 1조 넘게 팔아
일부에선 “대혼란 없을 것”

그리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4개월 연속 ‘바이 코리아’ 행진을 이어가며 주가 상승을 이끈 외국인이 지난달 순매도로 돌아선 가운데 전체 외국인 시가총액 중 유럽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달해 앞으로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가 심화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257억 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순매수 행진을 시작한 외국인은 3월 2조9111억 원, 4월 4조6493억 원, 5월 1조7253억 원 등 4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국내 주가 상승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외국인은 6월 들어 그리스 디폴트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가 부각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까지 확산되자 1조491억 원 상당을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진이 멈춰서자 금융투자업계는 그리스 디폴트 사태가 자칫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그리스 디폴트 사태로 촉발된 충격이 주변국으로 번져나갈 경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외국계 금융기관 등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 유입된 전체 외국인 자금 중 상당 부분은 유럽계 자금인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 그리스 사태가 확산하면 이들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엑소더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가운데 유럽계 자금 소유는 135조20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인이 보유 중인 전체 주식의 29.3%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전문가는 그리스 디폴트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전략팀장은 “이번 그리스 사태가 금융시장 대혼란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