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유럽의 선진국으로서는 처음으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상태에 빠진 가운데 그리스의 채무 상환을 돕자는 인터넷 모금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모금으로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상환해야 할 채무액보다 많은 16억 유로(약 2조 원)를 모으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이 크라우드펀딩(온라인 모금 운동)은 자칫 장난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실제 모여들고 있는 모금액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한 신발매장 마케팅 매니저인 톰 피니는 최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indigogo)’에 그리스 채무 상환을 위한 캠페인을 개설했다. 그리고 이 캠페인에는 30일 오후까지 7550명의 기부자가 참여해 약 12만 유로(약 1억5000만 원)가 모금됐다.

피니는 이번 캠페인이 개설된 사이트에 “유럽연합(EU)은 5억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집 같은 곳이며, 우리가 아주 적은 돈을 기부하면 그리스를 희망적으로 제 궤도에 되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BBC는 피니의 주장에 대해 “이론상 그리스 인구를 제외하고 EU의 모든 사람들이 3.25유로를 기부하면 그리스가 IMF에 상환해야 할 금액을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크라우드펀딩이 기부에 대해 선물을 주는 것처럼 그리스를 위한 모금 캠페인도 기부자에게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 3유로를 기부한 사람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로부터 우편엽서를 받게 된다. 또 6유로를 기부한 사람은 페타 치즈(양젖으로 만든 그리스 치즈)와 올리브 샐러드를, 10유로 기부자는 ‘우조’라는 그리스 술 한 병을 받게 된다. 25유로 기부자에게는 그리스산 와인 한 병이 증정된다.

네티즌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어지자 로이터는 “이 캠페인은 장난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또 피니는 “정치인들이 망설이는 동안 나는 그리스의 위기가 반복되는 것에 질려버렸다”며 “이런 행위는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