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제주 해비치호텔의 구운 농어요리.
제주해비치호텔 ‘밀리우’ vs 켄싱턴제주호텔 ‘하늘오름’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로컬푸드’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을 말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이동거리가 짧아 영양과 신선도가 뛰어나다. 제주 현지의 특급호텔들이 잇달아 ‘로컬푸드’를 식재료로 쓰는 레스토랑을 선보여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로컬푸드를 식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지리적인 입지와 관련이 있다.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는 사계절 해산물이 잡혀 올라오고, 해변을 따라 조성된 전답과 초지, 그리고 한라산 일대의 산록에서 농산물과 임산물, 축산물 등 각종 식재료들이 풍성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밀리우’
밀리우(Milieu)는 지난 6월 27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선보인 프렌치 파인 레스토랑이다. 로비 중앙에 위치한 ‘밀리우’는 주방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 키친으로 되어 있어 바 좌석에 앉으면 스펙터클한 주방의 활기를 그대로 느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실내 정원 곶자왈을 배경으로 새 둥지를 표현한 듯 섬세하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개별 룸에선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포근함과 예술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밀리우에서 눈여겨 볼 것은 이 같은 레스토랑 구성이 아니라 메뉴다. 밀리우에선 프랑스 전통 테크닉을 사용하면서도 제주의 식자재와 한국적 터치를 가미한 음식으로 이제껏 제주에서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미식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밀리우에서 7, 8월이 제철인 제주산 농어를 이용한 ‘플란차에 구운 농어와 프랑스 완두콩’, 제주산 한우안심을 이용한 ‘비트와 엔초비, 올리브오일 등을 곁들인 1등급 한우안심스테이크’ 등의 오프닝메뉴도 제주 현지의 로컬푸드를 적극 사용한 음식들이다. 디저트로는 제주 구좌읍에서 공수한 블루베리로 만든 블루베리 타르트와 요거트 소르베도 곁들여진다.
밀리우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윤화영(사진) 셰프는“밀리우에서는 제주 근해의 싱싱한 활어 등 해산물을 비롯해 제철에 나는 로컬 식재료를 프랑스적인 언어로 해석하고 풀어내어 섬세하면서도 우아하게 표현하고자 한다”며 “실제 프렌치 요리가 고급으로 갈수록 해산물 요리를 지향하는 만큼 제주의 신선한 계절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계속 개발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 셰프는 프랑스 국립고등조리학교(ESCF)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프랑스 요리 명장 아래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부산에서 프랑스요리 전문점 메르씨엘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064-780-8328
# 켄싱턴 제주호텔 ‘하늘오름’
켄싱턴 제주호텔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하늘오름’도 흑돼지, 한치, 콜라비, 표고 등 제주산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여 이용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산흑돼지는 해양성 기후라는 제주 특성상 해풍이 많아 고기의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씹히는 맛이 뛰어나다. 올레익 산이 많고 포화지방산도 낮아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은 육류 중 하나이다. 하늘오름에서는 얼마전 ‘제주산 흑돼지와 오리를 이용한 콩피(Confit)’ 요리를 선보였다.
콩피는 고기 전체를 천천히 익혀 포화지방을 최대한 제거하고 고기 단백질의 질긴 콜라겐을 부드러운 젤라틴 형태로 변환시켜 놓은 요리다. 제주흑돼지 콩피는 탄력성 있는 육질과 불필요한 냄새가 적어 맛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허브에 마리네이드한 한치 마리나라파스타’도 제주 로컬푸드를 활용한 메뉴다. 토마토, 마늘, 향신료로 만든 이탈리아 소스를 넣은 파스타인데 제주산 표고버섯과 각종 채소를 볶아 올리고 허브와 올리브 오일로 마리네이드한 제주산 한치와 왕새우, 관자 등을 그릴에 구워 통으로 올렸다.
하늘오름에선 식사 전 소량으로 나오는 애피타이저 개념의 타파스 메뉴에도 제주산 표고버섯, 멜론, 푸아그라 등 매일매일 가장 신선한 재료가 사용되고 있다.
한편 하늘오름은 호텔 옥상층인 루프트톱에 위치하고 있어 제주의 푸른 바다와 한라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늘오름의 김형래(사진) 셰프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이탈리아 ICIF 출신으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등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의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켄싱턴 제주호텔의 한치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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