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추경 20조 수준으로 편성
경기회복 총력전 전개 주문

“3,4개월이 경제 골든타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 한시적 완화 검토할 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경제문제로 번지는 것은 ‘질병의 정치화’로 내수가 ‘타살’됐기 때문이다.”

“경제문제로 확산된 메르스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이제는 경제팀이 나서야 할 때.”

한국경제가 ‘비상계획(컨틴전시플랜)’까지 세워야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는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르스 사태와 수출 감소로 한국 경제가 ‘절체절명’의 상황에 다가서고 있다는 게 재계의 인식이다. 전염병으로 시작된 메르스 사태는 어느덧 경제문제로 번져 이제는 보건 당국이 아니라 경제팀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20조 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경기부양에 전 국정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 우리 경제는 지난 5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고, 4월 광공업 생산도 1.2% 감소하는 등 내수와 수출 모두 휘청이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가 덮쳐 경제가 악화 일로를 걷는 상황이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그동안 우리 경제의 안전판으로 여겨졌던 내수도 어려워지면서 긴급 처방이 시급한 상황이 됐다”며 “생산·공급 주체인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나서 메르스 사태 이전의 소비행태와 생활로 돌아가자는 소비자운동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 등 내수를 위축시키는 규제들에 대해 3∼4개월간 한시적으로 규제를 푸는 조치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성태윤(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정치적 부담을 져야 하는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회복을 꾀하기에는 늦은 상황”이라며 “과감한 추가 금리 인하와 대규모 추경 등 적극적인 경제 관리 정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추경 규모에 대해 “15조 원에서 20조 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동근(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메르스 사태를 ‘질병의 정치화’로 인한 ‘인재’라고 규정했다.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정치권이 개입, 질병 문제가 경제 문제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메르스 사태는 경제적 파장은 고려하지 않고 서로 책임공방만 벌이는 질병의 정치화가 부른 참사”라며 “이로 인해 내수가 ‘타살’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야와 정부가 한마음으로 공조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메르스 사태 후 내수부진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며 “앞으로 3∼4개월이 내수침체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인 만큼 경제계는 물론 정부, 공공기관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대환·박정민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