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침체에 메르스 불황… 단·중장기 긴급처방해야
관광·외식업체 부가세 납부 유예 등 세정 지원 촉구
서비스산업·노동 개혁…사업재편지원특별법 처리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수출 감소로 경제의 양대 축인 내수와 수출이 모두 휘청이면서 한국경제에 긴급 처방이 시급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재계에선 경제 위기 상황에 대응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한국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메르스 불황’을 차단하고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3대 부문 10대 과제’를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대한상의는 “메르스 사태로 인해 내수 위축에 글로벌 경기 침체, 엔저(엔화가치 하락) 영향으로 수출까지 감소하며 상반기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 경로상 정상궤도 진입도 늦어지는 등 한국경제가 ‘슬리퍼리 슬로프(Slippery Slope·미끄러운 경사면)’에 서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슬리퍼리 슬로프는 한 번 미끄럼틀을 타면 상황을 되돌리지 못하고 끝까지 미끄러져 내려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대한상의는 하반기 중 경제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단기 및 중장기적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관광·여행·외식 등 피해 업종에 대한 부가가치세 납부 유예와 세무조사 유예 등 세정지원을 촉구했다. 또 개별소비세 완화, 문화접대비 특례범위 및 한도 확대 등의 조치도 요청했다. 수출 활성화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및 다자 간 협상 추진과 함께 ‘환(換) 리스크’ 관리 지원 등도 제언했다.

대한상의는 특히 의료산업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허용과 의료호텔업 설치기준 완화, 의료관광 저해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사정 대타협 결렬로 지지부진한 노동개혁의 차질없는 추진과 ‘사업재편지원특별법(원샷법)’의 조속한 입법도 건의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메르스 사태와 같은 상황과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제 둔화, 원화 강세, 유가 불안정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위험요소들에 대한 컨틴전시플랜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